거품 빼는 샤넬 비웃듯, 자존심 더 세우는 명품… 속내는

입력 2015-04-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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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최대 23% ‘할인’, 프라다는 ‘인상’… 판매 실적과 환율의 줄다리기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행보가 제각각이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 샤넬이 한국 판매 가격을 최대 23%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상당수 유럽 명품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유로 환율이 상당 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탈리아 프라다는 2개월 만에 가격을 재차 인상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 인상 이유는 본사 정책이라는 것뿐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소비자들로서는 혼란스러울 뿐이다.

◇샤넬은 내렸는데, 프라다는 올렸다… 왜? = 유럽 명품 브랜드들의 일관성 없는 가격 정책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샤넬이 가격을 인하한 날, 프라다가 가격을 올린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5%가량 인상한 프라다는 2개월 만인 지난달 17일 일부 핸드백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프라다코리아 측은 “글로벌 본사의 지침에 따른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 현지와 아시아 지역의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유럽 현지에서 2100유로(약 252만원) 수준인 ‘사피아노 BN2823’은 현재 국내 백화점에서 33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가 현지보다 30%가량 비싼 셈이다. 이번에 가격을 인상한 ‘사피아노 BN2274’ 역시 현지가(1650유로·약 198만원)보다 30%가량 비싸게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같은 날 샤넬은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핸드백 가격을 최대 23% 인하했다. 클래식, 빈티지 라인 등 인기 상품을 포함해 샤넬이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품 시계 역시 국내 가격 전략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스위스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최근 주요 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을 최대 27% 인하했다. 반대로 같은 스위스 브랜드 롤렉스는 올 들어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의 가격을 최소 3%에서 최대 5%까지 일괄 인상했다. 국내 백화점 판매 가격 인상도 곧 단행될 예정이다.

◇상반된 가격 행보, 상황은 서로 달라 = 업계 전문가들은 샤넬과 프라다의 상반된 가격 정책은 판매 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에 가격을 크게 인하한 샤넬은 그간 환율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한국 내 가격을 인상해왔다.

업계에서는 샤넬이 지난해 연이어 국내 판매가를 인상하면서 국가 간 판매 가격이 벌어지자, 직구족이 증가한 것이 결국 가격 인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현지에서 제품 구매가 이뤄지는게 본사 매출 및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 가격은 통상 환율보다는 판매 실적에 더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은 이른바 사치품이다. 가격 저항이 적은 편인 만큼 환율로 인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해도 이를 즉시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판매 실적이 부진할 경우 환율을 이유로 가격을 내리는 전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노세일 브랜드인 구찌와 버버리 등이 최근 면세점 5% 할인행사를 진행한 반면, 에르메스는 가격 조정 계획이 없는 것을 예로 들었다.

반면, 명품 시계의 상반된 가격 행보는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예외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명품 시계 브랜드는 대부분 스위스 메이커다. 스위스는 유로가 아닌 스위스프랑을 화폐 단위로 사용한다.

문제는 유로화가 미 달러화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스위스중앙은행이 더 이상 고정환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올 들어 환율 하한선을 폐지하며 시작됐다. 이후 스위스프랑 가치는 유로화 대비 최고 40% 가량 폭등했다.

유로화 약세와 스위스프랑 강세 때문에 환율에 따른 시장별 가격 격차가 급격히 커지자 각 브랜드가 본사 차원에서 가격 조정을 실시에 나선 것.

이미 유럽 현지에서는 까르티에(Cartier), 발 클리프 앤드 아펠(Van Cleef & Arpels), 피아제(Piaget), 몽블랑(Montblanc) 제품의 유럽 내 가격이 5%가량, 스와치그룹의 브뤼헤(Breguet), 블랑팡(Blancpain), 오메가(Omega), 론진(Longines)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5~7%가량 일제히 인상됐다.

이같은 가격 인상 흐름은 조만간 국내 판매가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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