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민자사업’ 돈 먹는 하마 우려

입력 2015-03-31 09:19 수정 2015-03-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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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투자를 끌어들이는 최경환 경제팀의 ‘한국형 뉴딜정책’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지만 시민부담과 세금낭비 등 부작용이 우려돼 활성화만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민간투자사업(이하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행정기관 청사, 법원청사, 교정시설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사업시행 SPC(특수목적법인)의 대기업 계열사 출자 확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변형된 MRG(최소운영수입보장)인 BOA(성과공유형) 방식 도입, 금지돼 있는 BTL(임대형민자사업) 민간제안 허용 등 새로운 방식의 도입을 검토해 내달 발표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연말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간자본이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며, 민간의 투자 위험을 축소하고자 일정 수준의 비용을 보전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투자방식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문제는 MRG가 폐지됐고, 건설보조금과 같은 정부지원이 대폭 축소됐음에도 ‘세금 먹는 하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신규 사업에는 MRG가 적용되고 있지 않지만 기존 사업의 MRG는 최대 30년간 보장이 이뤄지기 때문에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민간 자본을 유치해야 하므로 일정 수입을 보전해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폐지된 MRG를 대신해 정부와 민간이 손해와 이익을 공유하는 BOA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민자사업에 계속 세금을 지원해 주기 위한 특혜책에 불과하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현재 중앙정부가 운영 중인 민자사업의 재정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사업비 28조원의 절반(46%) 가량인 13조원을 국가재정에서 보전했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 한국도로공사, 산업은행 등 공공기관의 출자까지 더해지면 그 액수는 더욱 커진다. 이는 사회기반시설을 민간자본으로 건설ㆍ운영해 예산을 절감한다는 애초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대형 민자 SOC사업이 줄어들고 있지만 오히려 재정지원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의 민자도로 지원금 지급 현황을 보면, 2011년 689억원이던 건설비지원이 2012년 3000억원, 2013년 77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1조4148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많은 1조7346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완공 후 운영단계에서 지급되는 MRG의 경우 2013년도까지 항만 2279억원, 도로 2조2585억원, 철도 1조900억 원 등 총 3조6000억원이 지원됐다.

사업별로는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재정지원 합계가 2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부산 고속도로(1조3000억원) △인천공항고속도로(1조900억원) △천안-논산고속도로(1조원) △서울-춘천고속도로(980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민자사업 등 대규모 토목 사업을 통한 경기부양은 일시 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민자사업 평가 보고서를 통해 “민자유치사업은 최소운영수입 보장에 따라 과도한 재정의 부담을 유발하고 있다. 고속도로의 경우 재정으로 추진한 사업보다 2배 이상 비싼 통행료를 징수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면서 “공적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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