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가 급반등, WTI 올 들어 최고...거세지는 ‘바닥론’에 ‘신중론’도 여전

입력 2015-02-04 06:48 수정 2015-02-04 10: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공급 축소 전망에 WTI 7% 급등...펀더멘털 감안할 때 상승 제한 주장도

▲미국의 한 셰일유전에서 관계자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블룸버그

국제유가가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면서 상품시장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7개월에 걸쳐 급락했던 유가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상품 가격이 추세적인 반등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일(현지시간)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48달러(7.0%) 상승한 배럴당 53.0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9% 가까이 오르며, 배럴당 54달러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WTI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달 28일 올해 최저치에서 20% 가까이 치솟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57달러를 웃돌았다.

유가 강세와 함께 설탕, 구리, 휘발유 가격이 모두 1% 이상 오르면서 주요 22개 원자재로 구성된 블룸버그상품지수 역시 이날 1% 넘게 올랐다. 지난 3거래일간 상승폭은 2012년 이후 최고치다.

다국적 정유사 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원유시추시설 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공급 감소를 시사해 유가 강세를 이끌었다.

앞서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에서 시추시설 94개의 작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최대 규모다.

더들리 CEO는 또 “글로벌 정유업계가 지난 1986년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펀더멘털적인 테스트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셰일업계가 유가 급락에도 산유량을 확대할 수 있는 지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차기 각료회의가 열릴 예정인 오는 11월까지 OPEC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풀이했다.

FT는 BP와 함께 유럽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BG그룹이 최근 자본지출 축소와 감원을 발표했다면서 중국 3대 정유사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역시 자본지출을 줄이기로 한 것에 주목했다. OPEC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글로벌 정유업계와 미국 셰일업계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 이후 시장 심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스발 위기가 진정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유가 반등의 배경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나임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심리가 변화하고 있다”며 “그리스 상황이 개선되면서 유럽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상품 수요 증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소트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BP가 올해 자본지출을 30억 달러 줄이는 등 정유업계의 지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유가는 바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BP는 올해 자본지출을 200억 달러로 13%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달러인덱스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원유 매매 결제 수단인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유가는 상승한다.

다른 주요 상품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수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던 구리 가격은 이날 3% 넘게 오르며 2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도 구리에 대한 사자주문을 부추겼다.

제레미 베이커 하코트인베스트먼트컨설팅 상품 투자전략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크겠지만, 구리 가격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알루미늄 가격이 장중 1% 오른 t당 1890달러를 기록하며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가격 역시 올랐다. 농작물 중에서는 코코아와 설탕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일각에서는 유가를 포함한 상품가격의 반등은 일시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CNBC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8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40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해 글로벌 원유재고가 2억6500만 배럴 늘어, 5년 전에 비해 증가량이 20% 이상 확대됐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3억 배럴의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업계의 자본지출 축소 계획이 유가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업계의 자본지출 축소는 단지 계획일 뿐”이라며 “유가가 지속적으로 반등하면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추시설의 감소와 실제 생산량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실제 생산 축소와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유가 호재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1.32% 오르는 등 유럽 주요 증시는 전반적으로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00포인트 넘게 치솟으면서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 역시 일제히 급등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915,000
    • -0.97%
    • 이더리움
    • 4,666,000
    • +3.37%
    • 비트코인 캐시
    • 680,000
    • -2.65%
    • 리플
    • 746
    • -1.84%
    • 솔라나
    • 202,000
    • -1.08%
    • 에이다
    • 668
    • -0.45%
    • 이오스
    • 1,171
    • -2.9%
    • 트론
    • 173
    • +0.58%
    • 스텔라루멘
    • 16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000
    • +0.89%
    • 체인링크
    • 20,280
    • -3.98%
    • 샌드박스
    • 657
    • -0.7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