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소비심리와 경제전망이 세계 60개국 가운데 59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경제시계가 상당히 차갑고 비관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닐슨이 작년 4분기(10∼12월) 60개 나라 3만명이상의 온라인패널을 대상으로 소비 심리·경제 전망·지출 의향 등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48로 59위에 그쳤다. 소비자신뢰지수가 기준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낙관적 견해가, 반대로 100을 밑돌면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는 뜻이다.
한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4포인트나 떨어져 순위 역시 57위에서 59위로 추락했다. 한국보다 지수가 낮은 나라는 최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45) 뿐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인 52%는 향후 1년간 일자리 전망에 대해 “나쁘다”고 응답했다. 앞으로 1년간 개인 재정상황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의 비율이 81%에 이르러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가운데 불안 정도가 가장 심했다.
71%의 응답자가 “생활비 절감을 위해 지출 방식을 바꾸었다”고 밝혔는데, 이를 위해 외식비 축소(복수응답 58%), 의류 구입 자제(53%), 저렴한 식료품 브랜드 구입 (47%), 가스·전기 절감(39%) 등을 실천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향후 6개월의 주요 관심사(복수응답)로 경제(26%)와 일과 삶의 균형(2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고용안정성(25%)·자녀 교육·복지(20%)·건강(20%)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60개국 전체 소비자 신뢰지수는 한 분기 사이 98에서 96으로 2포인트 떨어졌다. 주요 국가의 지수는 △미국 106(2%포인트↓) △중국 107(4%포인트↓) △일본 73(4%포인트↓) △독일 98(1%포인트↑) △영국 94(1%포인트↑) 등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경우 129(3%포인트↑)로 3분기째 세계에서 가장 소비 심리가 활발한 나라로 조사됐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이사는 “작년 4분기 한국의 소비자 신뢰 지수는 조사 국가 60개국 중 거의 최하위권”이라며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한다는 것은 내수 경기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