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결산과 전망] ICT·금융 융복합 활력… 취약산업 구조조정 악영향

입력 2014-12-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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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금융권 기회·위기 동시 상륙

내년 금융권에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융복합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핀테크(Fintech)’ 산업이 중점 사업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또 해외진출을 비롯한 각종 영업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돼 금융회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되며, 정책당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 활성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조선·해운·철강 등 주요 취약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저성장·고령화’라는 척박한 영업환경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ICT·금융 융복합 시대 도래…핀테크 산업 집중 육성 =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금융 7대 트렌드’에 따르면 내년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융복합 시대 본격화 △기술금융 활성화 △금융규제 완화와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중·일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저성장 고령화 금융 본격화 등이 금융권 주요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을 융합한 서비스 핀테크는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글, 애플, 페이팔, 알리바바 등 ICT기업들의 지급 및 송금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카카오 등 새로운 서비스 전달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바일 기술의 출현과 편리하고 혁신적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 지급결제시장에서 ICT와 금융의 연계 강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ICT기업이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은행을 중심으로 한 상호 보완적 금융생태계 조성이 ICT와 금융의 융복합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핀테크를 내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보안성 심의제도를 폐지하는 등 사전적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후에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무겁게 묻는 방식으로 규제의 틀을 바꿀 예정이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여건도 조성한다.

이와 함께 기술 및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특허 등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기술금융 활성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술신용대출펀드를 32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300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 내 기술금융투자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기술평가에 기반한 신용대출과 정책사업 적용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 취약산업 구조조정 본격화…중국·일본계 자금 국내 진출 러시 = 내년 금융권에는 위기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취약산업인 건설·조선·해운·철강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 업종의 경우 신규 수주가 줄어들고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등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아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올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0.7%)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0년 이후 매출액 증가율 20% 이상의 고성장 기업 비중이 대폭 줄어든 반면, 5% 미만의 저성장 기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올 상반기 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7%로 2009년 상반기(5.2%)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2009~2013년 중 적자기업 비중은 대기업 16.7%→19.4%, 중소기업 17.9%→22.6%로 기업의 실적 편중현상도 심화되는 추세다.

장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은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이며 한계기업의 경우 자금조달에 애로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건설, 조선, 해운, 철강업 등 주요 취약산업의 경우 업황이 불투명해 비우량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계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내년에는 국내 금융회사와 중국·일본 등 아시아계 금융회사 간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계 은행은 경제력 확대에 힘입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시장 진출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장 연구위원은 “4000조원이 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 금융 글로벌화 의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인해 중국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유럽계 외국은행 지점들의 대출한도가 축소되자 상대적으로 외화유동성이 좋고 본점 대출 승인비율이 높은 중국계 외국은행 지점의 외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자본 역시 풍부한 자금 조달능력을 이용해 국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가 3조8389억원에 달하는 일본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은 저금리 조달, 고금리 신용대출 전략 등을 통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내년에는 저성장·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가계의 소비여력이 위축되고 금융회사의 수익성도 저하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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