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해외 진출] 해외직접투자 3년새 2배로… 이제는 ‘제약 한류’

입력 2014-12-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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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법인·생산거점 확보 노력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제약사들이 진출 국가에 현지법인을 구축하며,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과거엔 저임금 노동력을 위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현지시장진출을 위한 투자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특히 기존의 북미지역 외에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국으로의 제약산업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업계 FDI 꾸준한 증가세… 아시아 지역 '톱1'= 정부 규제와 포화된 내수 시장에 막혀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직접투자(FDI)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FDI를 통해 해외 노동력ㆍ원자재 활용과 기술 도입 등은 물론, 해외 국가들의 보호무역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1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제약산업 FDI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의 FDI는 신고금액 기준 5121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2010년 2367만 달러였던 제약산업의 FDI 규모는 2.2배 증가했고, 매년 투자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 가장 많은 2848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투자액의 55.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어 북미 1188만 달러(22.2%), 유럽 946 달러(18.5%), 중남미 119만 달러(2.3%) 순으로 투자액이 많았다.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는 북미지역이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아시아 지역 투자액은 전년 대비 89.8% 급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기존 주 투자국이었던 미국을 제치고, 홍콩이 FDI 1위 국가로 도약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해 홍콩에 1599만 달러를 투자했다. 기존 1위였던 미국은 1168만 달러로 2위로 내려앉았고, 다음으로는 인도(559만 달러), 이탈리아(405만 달러), 독일(364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2009년 국내 제약산업 상위 5개국 FDI 비중이 99.5%에 달했을 정도로 투자가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난해 이 비중이 79.9%로 대폭 떨어졌다"며 "2009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투자국이 지난해 18개 국가로 확대된 만큼, FDI가 다국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국내 제약업계가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현지시장진출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과거 국내 제약업계의 FDI 주요 목적은 저임 활용, 선진기술도입 등으로 한정됐었지만, 최근엔 현지에 직접 진출하려는 제약사들의 시도가 늘면서 투자 목적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 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의 FDI 주요 목적으로는 '현지시장진출'이 58.8%로 1위를 기록했다.

◇제약사, 해외 법인ㆍ생산거점 확보 '박차'= 지난해 13조6220억원이었던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미 내수 제약시장은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법인ㆍ지사를 설립하며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대웅제약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필리핀, 태국 등에 7개 법인을 구축하며 해외 시장 공략 선봉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해에는 중국 원료 의약품 제조사 바이펑을 인수해 현지 생산거점도 확보했다. 이 같은 해외시장 전략에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2배 가량 오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목표도 수출에 방점이 맞춰졌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2020 비전'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해외 진출 국가에서 10위 안에 진입하고, 100개국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녹십자도 1995년 중국 화이난시에 세운 현지 법인 '녹십자 생물제품 유한공사'를 통해 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조직도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저장, 장수, 안후이 등 6개 지점을 구축했고, 2012년엔 중국 내 의약품 도매법인도 설립하며 유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녹십자는 중국 법인을 홍콩 증시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녹십자 중국 법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될 경우, 국내 제약사 해외법인으론 첫 사례가 된다.

유유제약도 3세 경영인 유원상 글로벌 사업부문 부사장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유제약은 올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2년 안에 연매출 1000만 달러 달성이 목표다. 유유제약은 오는 2020년까지 추가로 인도네이사, 필리핀, 베트남, 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시장에서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의 지주사인 JW홀딩스도 올해 필리핀 마닐라에 첫 현지 법인을 구축했다. 그동안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해 간접 영업을 진행해왔지만, 앞으로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모든 영업을 챙기겠다는 의지다. 또한 동아에스티 역시 인도네시아 제약사 컴비타와 제휴,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진출 국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신유원 연구원은 "국내 제약업계의 신흥국 해외투자가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흥국의 낮은 공공보건의료에 비해 경제가 성장하면서 의료 소비지출이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국내 제약업계의 수출 증가, 경쟁력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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