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 “현대홈 9000억 뒀다 뭐합니까. 두 번째 M&A 하세요”

입력 2014-11-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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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리바트·한섬까지 외형 확장…콘텐츠 업체 M&A 대상 물색중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 주문하고 나섰다. M&A 주자로는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현대홈쇼핑을 앞세웠다. 첫 M&A 작품이였던 패션회사 한섬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그룹과의 사업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은 현대홈쇼핑의 두 번째 M&A 대상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 뒤 3년 동안 공을 들여 한섬을 인수했다. 인수합병 첫 작품이자 가장 큰 금액을 들인 만큼 애착이 남다르다. 인수가격 차이를 놓고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자 정재봉 한섬 사장을 직접 만나 4000억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담판짓기도 했다.

한섬 인수는 정 회장의 변화된 경영 행보를 보여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할 당시 “마흔이 되면 활발히 외부활동을 하겠다”며 말한 것처럼 2011년부터 본격적인 외부 활동에 나서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나타냈다.

정 회장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조명(현대LED), 가구(현대리바트), 패션(한섬) 등 제조업 분야까지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외형 확대에 보수적이었던 현대백화점그룹이 M&A를 통해 타 업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은 그룹과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이는 정 회장이 선언한 ‘2020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010년 창립 39주년 때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6조원 규모였던 그룹 매출을 10년 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그동안 내실 위주의 경영활동을 펼쳐왔던 정 회장이 성장 위주로 경영전략을 바꿨다는 것을 드러낸 사례다.

정 회장은 2020 비전 달성을 위해 현대홈쇼핑을 앞세워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은 백화점이나 아웃렛과 달리 출점이 필요 없어 내부보유금 9000억원을 M&A에 모두 투자할 수 있다”며 “그룹과 시너지를 낼수 있는 차원에서 콘텐츠를 확보한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회사가 1순위지만, 또 다른 패션 브랜드 역시 한섬과의 시너지를 낼수 있는 만큼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가전업체를 주요 M&A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가전사 인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제조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전략의 핵심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토탈 라이프 케어 종합 유통 서비스사’를 목표로 의류-가전-가구로 이어지는 주요 제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건의 M&A를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올해만 벌써 두 번이나 가전사(동양매직ㆍ위니아만도) 인수를 시도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은 다른 홈쇼핑사와 달리 모바일 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고, 막대한 현금 능력을 활용해 M&A 대상을 적극 찾고 있다”며 “현대홈쇼핑이 눈독을 들이는 곳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LED, 현대리바트, 한섬 등은 제조사이긴 하지만 유통기업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는 곳들”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이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기업을 인수를 시도하고 있고,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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