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열린 뉴욕증시(30일)는 유통업체들의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발표되면서 약세를 보이다 두바이 월드가 채권단과 건설적인 채무고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가 0.34% 올랐고 나스닥지수(0.29%)와 S&P500지수(0.38%) 역시 소폭 상승하며, 11월 증시를 오름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란이 영국인 5명을 억류했다는 소식에 공급위축 우려로 큰폭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미미한 반등으로 인해 5.25p(0.34%)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이내 상승반전해 1560선을 회복했다.
오전장 한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이 나돌면서 1540선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과거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등세를 탄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4.12p(0.91%) 오른 1569.72p로 마감, 경기선(120일선)을 이틀 만에 탈환했다.
일본 내각과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1% 이상 하락하던 일본증시가 급등세로 돌아선 점도 장 후반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6억원, 39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544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9466계약 매수우위(미결제 -4966계약)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매도(-1616억원) 위주로 8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두바이 쇼크가 진정되면서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0원 내린 1161.1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2.43%)가 엔고 방어 및 경기부양책 마련 기대로 2주일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상해종합지수(1.25%), 가권지수(0.88%), 항셍지수(1.34%), 싱가포르지수(1.42%) 등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IT·자동차 지수 견인..방산株 급등락
기존 주도주인 IT, 자동차주들이 큰폭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삼성전자(2.36%)가 20일선을 회복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4.74%), 삼성전기(2.47%) 등이 강세를 기록했고, 외국인 러브콜이 지속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예상보다 나은 비수기 LCD업황과 내년 3월 실적 개선 전망을 반영해 6.08% 급등했다.
2차전지 생산으로 인해 IT주들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는 LG화학(3.58%) 역시 큰폭 상승했다.
한편 대형 IT주들의 강세 분위기 속에서 LG전자는 휴대폰 경쟁력 약화 등 실적 둔화 우려로 1.46% 떨어졌고, LG이노텍(-6.46%) 역시 실적 부진 전망에 급락했다.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사가 사상최대실적을 달성했다는 소식과 함께 자동차 관련주들이 대거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차가 3.54% 급등한 것을 비롯해 기아차(3.21%), 현대모비스(2.01%), 글로비스(4.09%), 한라공조(1.67%), 동양기전(2.18%) 등이 올랐고, 전년동기대비 판매대수가 22.5% 증가한 쌍용차는 8.86%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에 비해 두바이 관련 익스포저가 크지 않다는 진단과 함께 미국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은행주들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우리금융(1.03%)이 이틀째 올라 두바이 쇼크 관련 낙폭을 거의 만회했고 KB금융(1.72%), 신한지주(0.88%), 기업은행(2.97%), 하나금융지주(0.74%), 외환은행(0.35%) 등이 오름세를 탔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전기전자(1.89%)와 운수장비(1.86%), 운수창고(1.91%), 철강금속(1.80%), 은행(1.60%), 의약품(1.40%) 등이 강했고, 기계(-1.93%), 서비스(-0.99%), 건설(-0.58%) 등은 부진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동아제약(6.67%)과 남해화학(6.48%), 일양약품(5.79%), 금호전기(5.64%), 한화석화(4.90%), 한미약품(4.72%), 동부화재(4.48%), 대한항공(4.35%)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1.02%)도 외국인(+222억원) 주도로 이틀째 반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행보가 대체로 무거웠다.
서울반도체(-0.25%)와 셀트리온(-1.10%), 네오위즈게임즈(-0.59%), 태광(-0.66%), 코미팜(-0.54%) 등이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메가스터디와 태웅, CJ오쇼핑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SK브로드밴드(1.79%)와 동서(0.16%), 소디프신소재(0.11%), 다음(1.28%), 동국S&C(0.73%), 성광벤드(2.34%), 주성엔지니어링(3.00%) 등이 지수 상승에 기여한 가운데, 에이스디지텍(7.36%)과 파라다이스(5.82%)의 약진이 돋보였다.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암살 루머가 나돌면서 방위산업 관련주들이 출렁거렸다.
빅텍(2.89%)과 HRS(-0.62%), 스페코(0.69%), 코스피시장의 퍼스텍(0.97%), 휴니드(1.88%) 등은 장중 한때 5%~12% 이상 급등세를 펼치기도 했으나, 암살 소식이 사실무근으로 판명되면서 보합권 내외로 후퇴했다.
3D테마주들의 랠리가 이어졌다. 아이스테이션과 잘만테크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현대아이티(7.22%)와 케이디씨(6.67%), 네오엠텔(6.13%) 등의 테마주들이 동반 급등했다.
오는 4일 `2010 서울바이크쇼`가 개최된다는 소식에 에이모션(4.88%)과 에스피지(2.74%), 삼천리자전거(1.08%), 참좋은레져(1.63%) 등이 오름세를 탔다.
최근 낙폭이 컸던 에스코넥이 이틀재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날 상장된 이원컴포텍은 공모가 2000원보다 2배 높은 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뒤 상한가로 마감했다.
한편 상보는 실적 호전에도 불구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소식에 하한가로 밀렸다.
소비 부진하지만 유동성 건재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국제 금융시장의 위기와 달리 '두바이 사태'는 중동 지역의 지역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인식과 함께 쇼크가 잦아드는 가운데, 귀추를 모았던 블랙 프라이데이 소비 성적표는 실망스러웠다.
추수감사절 축제 분위기에 젖어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검소한 소비 행태로 인해 절대 매출규모는 전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모멘텀을 찾지 못했음에도 뉴욕증시는 소폭 반등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는 윈도우쇼핑만 하고 돌아와 집에서 인터넷으로 더 싸게 관심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증가로 인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급증하는 '싸이버 먼데이' 기대감이 작용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장막판 두바이월드가 채무 일부인 260억달러에 대한 채권단과의 건설적인 채무조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즉각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경기 등 펀더멘탈 요인보다는 '유동성' 관련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것도 유동성 관련 악재에는 둔감하게, 호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그만큼 양호하고, 각종 신용 악재들에도 불구 뉴욕증시의 유동성이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으로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뉴욕증시의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고, 예측할 필요도 없다.
코스피지수가 낙폭의 절반 수준을 회복하며 120일선에 올랐으나, 추가 상승촉매가 부재한 상황이라 안도감에 기인한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때문에 두바이 쇼크에 과도하게 위축될 필요가 없지만, (하락추세내에 머물고 있기에) 쉽사리 경계를 풀어서도 안되는 상황이다. 두바이 쇼크 여진 등 두바이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해외증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불안정한 국내증시의 지수를 예측하기보다는 최근 반등과정에서 IT, 자동차 등 실적 전망이 양호한 과거 주도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실리에 가깝다.
선조정을 받아 가격매력을 보유한 가운데 글로벌 경쟁우위가 거듭 확인되고 있고, 발목을 잡았던 환율이 우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 IT, 자동차 대표주와 후방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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