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구생활]신창재의 소신 통했다…'정도경영'으로 3분기 결실

입력 2023-1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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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1-1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생보사들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
눈앞 이익에 소비자 피해 가능성
안좋은 여건서도 교보생명 '정도경영' 결실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권의 주력상품은 단연 ‘단기납 종신보험’ 이었다. 이 상품은 기존 20년 이상의 보험료 납부 기간을 5~7년으로 줄이고 납입을 끝내면 곧바로 낸 보험료 이상을 돌려받을 수(환급률 100% 이상) 있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중도 해지 시 해지환급금을 아예 지급하기 않거나(무해지) 적게(저해지) 주기 때문에 보험료는 30~50%가량 싸다. 보장성 보험이라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으로 많이 팔수록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불어나기 때문에 단기 성과도 보장된다. 생보사들이 너도 나도 뛰어든 배경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은 처음부터 이 경쟁에 참전하지 않았다. 평소 그의 경영철학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23년간 교보생명을 이끈 신 의장은 평소 보험시장의 과제와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왔다. 이는 그가 최근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 수상대에서도 언급됐다.

신 의장은 “생명보험이 사랑의 정신으로 운용되는 금융제도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보험회사가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사회복지 및 금융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그것이야말로 나의 사명이자 사회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IFRS17 도입 이후 CSM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현 보험시장에 대한 비판도 과감하게 쏟아냈다. 신 의장은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신계약 매출경쟁이나 이익 실현에 치중해 불완전판매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관행으로 인해 고객의 미래 위험을 보장해야 할 보험사업자(insurer)로서의 본연의 역할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신 의장의 언급처럼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는 실적 부풀리기 논란, 불완전판매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IFRS17 에서 보험사가 해약률, 손해율 등을 직접 정하게되면서 순익이 뻥튀기 되자, 낙관적인 가정을 세우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며 추가 제시도 시사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경쟁에 따른 상품개발 및 영업방식은 단기적으로 보험사 이익이 증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사후적 비용 증가에 따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눈앞의 이익만 급급한 상품개발 관행을 자제해달라고 연일 당부하고 있다.

보험시장은 이미 위기상황에 봉착한 상태다. 고령화와 저출산, IFRS17·신지급여력비율(K-ICS) 시행, 채널의 구조적 변화 등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 속에 과열 경쟁, 불완전 판매 등으로 고객의 신뢰마저 잃어가는 상황이다. 신 의장은 올해 8월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보험업계에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색 코뿔소란 눈 앞에 위험 징후가 보이는데도 위기에 익숙해진 나머지 사전 대처를 소홀히 해 큰 위기에 빠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악화하는 영업환경 속에서도 신 의장은 무리한 경쟁이 아닌 ‘정도경영’으로도 좋은 결실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교보생명은 IFRS17이 시행된 올해 초 CSM 수치가 타사 대비 낮았지만, 보수적인 가이드라인 설정 때문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CSM 경쟁을 참여하지 않은 교보생명이 3분기 들어 유일하게 CSM이 늘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실적은 IFRS17 가이드라인 첫 적용 속 대부분 보험사들이 CSM이 감소한 반면 우리는 증가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 의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혁신과 함께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양한 데이터 확보와 활용 역량은 디지털 시대에 기업 혁신과 성장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생명보험 제도의 본질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보험 사고로 인해 고난을 겪는 사람과, 이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돕고자 보험료를 내는 사람, 사랑이 담긴 보험금을 받는 사람들로 이뤄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서로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는 사랑의 정신은 인간의 본성”이라면서 “불행하게도 현재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보험사나 재무설계사, 고객 모두 돈 버는 데만 관심이 쏠려서 결국 ‘돈 이야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관행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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