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산업계의 성과급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에선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가 성과급 분쟁을 부추긴단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경영성과급 지급과 관련한 노사 분쟁이 개정 노조법과 무관하다고 보나, 단체협약 형태로 성과급 협상이 타결되면 그때부터 개정 노조법의 ‘진짜 위력’이 나타난다.
노동부는 노조법 개정으로 경영성과급 분쟁이 증가했단 보도에 관해 최근 설명자료를 내고 “경영성과급 지급과 관련한 노사 간 분쟁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전부터 있었다”며 “최근 성과급 관련 요구가 증대한 것은 개별 기업의 실적 향상과 성과 분배를 중시하는 노동시장의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법 개정으로 성과급 등이 새롭게 노동쟁의 대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성과급과 관련한 노조법의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에는 기업이 경영상 사유로 노조에 약속한 성과급을 축소하거나 지급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파업 등 쟁의행위 사유가 되지 않았다. 개정 노조법에선 쟁의행위 사유에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 추가됐다. 경영성과급 관련 노사 합의가 단체협약에 담기면 합의 위반 시 노조에 파업권이 생기는 것이다. 노조법 개정의 결과가 성과급 분쟁 증가가 아니더라도 둘 사이에 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가령 SK하이닉스, 삼성전자처럼 영업이익 또는 사업성과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 기업은 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성과로 보기 어려운 영업이익이 발생해도 그 일부를 성과급으로 분배해야 한다. 경영성과가 사실상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추가 노동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문제는 최근 노동운동 행태다. 법원은 일관되게 정기·일률성이 없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부정해왔다. 임금 등 근로조건은 근로계약·취업규칙 등에 따라 ‘사전에’ 약정되는 반면, 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 당기순익 등 경영성과에 따라 ‘사후에’ 확정돼서다. 그런데도 최근 노동계는 경영성과급을 임금단체협상 의제로 내세우고, 경영성과급 분쟁을 이유로 파업을 시도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삼성전자 분쟁에서 ‘파업만은 막아보자’는 식으로 경영성과급을 포함한 임단협 협상을 중재했다. 노동부는 경영성과급이 단체협약 의제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기준조차 없다. 개정 노조법이 올해 3월 시행돼 참고사례가 없는 만큼, 추후 검토해보겠단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