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상승속도 가팔라” 거품론 vs “선진 증시로” 낙관론

입력 2023-06-18 10:20 수정 2023-06-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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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5.79(코스피), 16배(주가수익비율), 14조 원(외국인 순매수).

16일 코스피가 다시 2625선대에 오르자 회사원 김모 씨(38)의 카카오톡 대화방도 불이 났다. “정말 3000 가는 거 아니냐. 뚜렷한 호재가 없는데 이렇게 달리는 게 불안하다” “외국인이 역급으로 샀잖아.” “파월의 힘이 대단하네.”

주가가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이유를 찾느라 분주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5.00~5.25%로 동결한 것 외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도 증시가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삼천피(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이차전지·자동차는 상승세지만, 많은 업종에서 주가가 뒷걸음질 치면서 주가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외국인이 끌어올린 지수, 불안도 커져

16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2조621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사상 최고인 지난달 31일 기록(15조1351억 원)에 육박한다.

‘사자’ 행렬에 나선 외국인들과 전례 없는 개인의 매도세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화려한 장세를 연출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428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전체 순매수액도 14조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올해 최고치 2650.45(6월 12일)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만의 얘기도 아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8% 오른 4372.59로, 나스닥지수는 0.39% 상승한 1만3626.4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도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평균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3만3000엔을 돌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3만3000엔 선을 넘어선 것은 거품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한 1990년 7월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증시의 상승 배경에는 엔화 가치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 내수 소비 활성화, 금융완화 정책 지속 전망 등으로 주요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 탓이다.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한국증시에서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실적과 경기 전망이 우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4개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조 원가량이다. 전년 동기 49조 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등 8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1%에 그칠 것으로 봤다.

최근 거래대금이 늘고 있지만, 올해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9조2000억 원이다. 증시를 찾는 기업들도 줄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한 곳도 1분기 27개에서 2분기 22개로 부진하다.

그나마 반도체가 위안을 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상승 전환해 디(D)램은 전 분기 대비 9%, 낸드는 4%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3의 직접 수혜와 신제품인 DDR5 출하 증가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국면, 실적 장세 곧 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본다. 국내 증시 PER이 신흥시장을 웃도는 시기에 늘 외국인은 매수우위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12개월 예상 PER은 23.1배이나 13~24개월 예상 PER은 12.8배로 장기 이익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고평가 부담을 이겨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차례의 신흥국 대비 고평가 국면 진입은 모두 국내 증시의 중장기 비중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었다”며 “고 PER에 사서 저 PER에 파는 즉 ‘지금은 비싸더라도 앞으로 싸다면’ 중장기 성향의 외국인 수급개선을 충분히 유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닛케이보다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일본의 엔화 기준 올해 닛케이지수 수익률은 17%로 양호하지만, 달러로 보면 성과는 9%로 크게 준다”며 “올해 들어 엔화가 절하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 기준 올해 지역별 주가 성과를 보면, 나스닥의 상대 수익률이 17%로 가장 좋고 한국이 2등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장세에선 추세적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데, 첫 8개월 수익률은 25~30% 정도다”라며 “현재 코스피로 환산하면 연말에 3000포인트 중반을 찍는다는 건데, 다만 이번에 서비스 사이클이 뒤늦게 둔화하고 있어 이보단 낮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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