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보험 고심… 당국 자제령에도 “포기 못 해”

입력 2022-11-27 13:52 수정 2022-11-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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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출범 후 첫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판매 검토

한국은행이 금리를 또 한 번 올리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고금리 저축보험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일단 속도 조절을 하고 있지만, 은행권으로의 역머니무브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도 올해 말 저축보험 출시를 검토 중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과도한 경쟁 자제를 위해 6% 이상의 금리는 올리지 않을 것이며 5% 후반대로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방카슈랑스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농협생명마저 저축보험 경쟁에 참전한다면 여파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이 연 5.9%가 가장 높은 금리다.

생명보험사들은 이달 들어 5% 후반대 저축보험을 출시하며 금리 경쟁을 하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당국이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엄포를 놓아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교보생명은 지난 25일부터 5.8% 저축보험을 설계사 채널에서는 판매 중단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금이 어느 정도 확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6%라는 수치가 상징성이 있어 누가 먼저 출시하느냐를 두고 눈치 게임을 하는 중"이라며 "기준금리가 또 한 번 올라 일단 명분은 더해졌지만, 당국의 자제령에 선뜻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업계가 앞다퉈 고금리 저축보험을 내놓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방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내년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을 앞두고 충분한 자금이 필요한 데다, 연말 보험 업계 퇴직연금에서 많게는 수조 원의 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012년 가입했던 고객들 만기가 돌아오면서 저축보험을 해지하고 은행권을 비롯한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급증했다. 기존 상품 금리가 연 2~3% 수준이다 보니, 요즘 같은 고금리에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을 잡으려면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기준 저축보험에서 지급된 보험금은 24조 원으로 전년 대비 33%나 늘었고, 해약금도 14조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했다.

은행과 저축은행 정기예금 중 연 6%대 상품이 있음에도 저축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만기가 훨씬 길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자산 분배 차원에서 저축보험을 활용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금리 인상 행진이 멈출 수 있으니, 3년이나 5년까지 고금리 혜택을 보기 위해 가입한다는 이야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채권 매각도 사실상 어렵고 일시에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지금은 금리 상승기여서 역마진 우려가 없지만 내년 상반기 금리 상승세가 꺾이게 되면 결국 고금리 역마진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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