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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가격 통제로 주택 공급 감소…3기 신도시는 베드타운될 것"

입력 2019-12-06 07:00 수정 2019-12-06 15:41

내년 시장 변수 '총선'과 '유동자금'… 토지보상금 등 시장 불쏘시개로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정부가 가격 통제 카드(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투자가치를 낮추려고 하지만 부동산은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오르지 않을 뿐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정부가 가격 통제 카드(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투자가치를 낮추려고 하지만 부동산은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오르지 않을 뿐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가격 통제.”

지난달 인천 경인여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최대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고민없이 이 네 글자로 즉답했다.

부동산은 분명 공공성이 있지만 시장경제 체제에선 사유재산인 만큼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가격만 통제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요건을 강화하다가 그 마저도 효과가 없으니 결국 가격 통제 카드(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들고 나오면서 정비사업장의 투자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지만 부동산은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오르지 않을 뿐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투가가치가 떨어지면 수요가 사라져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분양가 상한제에 서울 공급 감소"

서 교수는 최근 부동산시장의 최대 논란거리였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그는 “민간택지에서 상한제를 시행하면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분양 가구의 가격이 더 낮아 누구도 재건축 사업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 축소를 우려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국 주택 보급률은 약 104%다. 일각에서 주택 가격은 더 오르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서 교수는 이같은 주장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주거 수준의 향상을 감안하지 않은 견해로 본다.

그는 “우리나라 수도권 주택 수요량은 1년에 약 30만 가구다. 가구 분리 세대수를 약 10만명,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수요를 10만명으로 보는데, 나머지 10만명이 바로 낮은 주거 수준에서 상향되는 이전 수요다. 우리가 늘 낮은 주거 수준으로만 사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서 교수는 현재 서울 집값을 ‘거품’으로 보지 않는다. 집은 경제재여서 경제 수준 만큼 올라가는 것이 맞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땅값, 자재값, 인건비 등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경제재의 가치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방안으로 내놓은 3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그는 “서울의 집값을 잡으려면 서울 내에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서울 밖 외곽지역에서의 분양은 경기도 양주, 김포, 운정, 검단 등 기존 2기 신도시의 침체만 가속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도시학적으로 자족기능은 인구가 50만명 이상 수용돼야 가능하다. 3기 신도시는 절반 수준인 25만 명 규모에 불과해 결국 베드타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학계, 국내 부동산 문제 해결에 목소리 내야"

서 교수가 맡고 있는 대한부동산학회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화제를 돌렸다.

행정학 박사인 서 교수는 현재 대한부동산학회 19대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7년 취임해 벌써 임기 2년을 꽉 채운 서 교수는 지난 10월 연임 추대를 받아 앞으로 2년 동안 다시 학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학회는 최근 연이어 세미나를 개최하는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평가에서 ‘등재 유지’ 평가를 받는 성과를 얻었다.

현재 서 교수는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위원를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영투자심사위원회 위원·기술심사평가 위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건설디자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시 도시재생위원회 위원이자 경기도시공사 투자유치기획위원회 투자유지자문단 위원이기도 하다. 그가 맡고 있는 직책을 세려면 열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야 할 정도다.

그가 학회 안팎에서 이처럼 분주하게 뛰는 건 국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좀 더 일정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마름 때문이다. 부동산학이 일천해 국내에서 나타나는 부동산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서 교수는 자평한다.

그는 "우리 학회가 부동산학의 이론을 새롭게 정립하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국내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이론과 실무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학회가 국내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좀 더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지만, 사실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부동산은 부의 상징이자 동시에 투기를 일으키는 나쁜 재화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부동산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해 부동산과 인간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게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 교수는 부동산학자들이 가야하는 거시적인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부동산은 국토성을 갖는다. 땅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 그리고 땅은 후대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잠시 사용하지만 환경이 나쁜 국토가 아닌 잘 살 수 있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국토를 후손에게 물려줄 사명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추가 규제 카드는 '보유세ㆍ양도세 강화'

출범과 동시에 부동산 규제책을 대거 쏟아부은 현 정부가 더 꺼내들 카드가 있겠냐는 질문에는 서 교수는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를 꼽았다. 그는 "양도세 강화 등으로 거래시장을 누르면 거래 사례가 줄어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것 아닌가.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 가격이 안정화되는 것을 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에서 글로벌 경기, 금리 인하 여부, 정부 정책 등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교수가 주목한 건 '총선'이다.

국내 유동자금 규모가 1000조원 수준인데다, 내년부터 3기 신도시 개발을 위한 토지 보상에 풀릴 것으로 추정되는 돈은 32조 원대다. 정부가 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재유입돼 부동산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토지보상금을 현금 대신 다른 땅으로 주는 '대토 보상'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선을 계기로 다양한 개발 계획들이 쏟아지면 이들 자금의 일부가 토지 혹은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서 교수는 보고 있다. 시중에 풀려나온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의 불쏘시개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 주택시장은 어떨까. 서 교수는 내년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방은 부산의 해운대, 대구의 수성구 등 주요 지역만 뛸 뿐 그 외 지역은 가라앉는 양극화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서 교수는 부동산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경제재인 만큼 시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잊지 않았다. 동시에 "주거 취약계층에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주거복지 정책도 확대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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