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당분간 금리인상 못한다 왜?

입력 2019-12-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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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 WSJ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 WS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의 조건으로 제시한 물가를 고려한 결과, 당분간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에 나설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의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계속 적절할 것 같다”면서 “금리인상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매우 상당폭의 물가 인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상당폭의 물가 인상이란 개념이 정확하지 않지만 현재 물가 추세와 연준의 경제 흐름에 대한 인식을 고려할 때, 최소 내년까지는 파월 의장의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WSJ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요인이 미국과 세계 물가를 압박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이 흐름이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그 배경으로 중국의 성장 둔화, 인구 고령화, 세계화와 기술 진보 등의 영향을 꼽았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연간 물가는 2%를 밑돌았다. 지난 10월에는 1.3%에 불과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1.59%였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물가가 목표치 2%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다이앤 스원크 그랜트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고려하려면 근원 인플레이션이 향후 6개월여 안에 2.25%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에 마지막으로 도달한 때가 2008년인데, 그때와 지금 상황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당시는 중국의 한 해 경제성장률이 12%로 새 인프라 건설 및 중산층 확대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세계 물가가 치솟았다. 2003년과 2008년 사이 세계 구리와 원유 가격은 다섯 배 올랐고, 철 가격은 네 배, 대두와 옥수수 가격은 두 배 증가했다.

이런 경제 붐 효과는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휘발유와 일부 식품 가격이 급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붐으로 주택 가격도 치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던 중국이 경제 둔화에 빠져든 데 이어 급증하는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래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상품 가격의 큰 폭 상승 없이 2%를 초과한 적이 없다. 이는 중국의 경제 붐 같은 현상이 벌어져야 가능한 일인데 중국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또, 기술 발달로 셰일과 심해 저장소에서 원유와 가스 추출이 가능해진 것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10년 전만 해도 알지도 못했고 얻을 수도 없었던 곳에서 원유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미국의 원유 생산은 10년 동안 두 배 증가했다. 이는 1970년대 물가 재앙을 초래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가격 지지 능력을 퇴색시키고 있다.

2017년 말과 2018년 초, 세계 원유 가격이 치솟았을 때,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을 끌어내렸다. 미국 물가도 2018년 7월 2.45%에서 2019년 1.31%로 떨어지며 그 전철을 밟았다.

WSJ는 이밖에도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상품 가격을 비교하면서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 인구 고령화로 상품 및 서비스 구매가 줄어든다는 점 등을 꼽았다.

브렛 라이언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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