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낙찰가율 18개월만에 최고…집값 고삐 풀리자 경매까지 들썩

입력 2019-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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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1월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85.7%. 해운대 응찰자는 22개월만에 최고치

7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경매2계. 감정가 5억5800만 원의 해운대 재송동 더샵센터파크 85㎡ 물건이 5억6315만 원에 낙찰되자 곳곳에서 탄성과 한숨이 터진다. 일부 응찰자의 얼굴에는 한끗 차이로 놓친 아쉬움이 역력하다. 1회 유찰로 최저 감정가가 4억50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이 물건에는 무려 24명이 달라붙어 눈치싸움을 벌였다. 이날 경매2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었다. 부산에서는 최근 고삐가 풀린 듯 아파트 값이 치솟고, 경매시장에서는 유찰됐던 물건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곳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18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부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5.7%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88.3%)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치다. 낙찰률도 올해 최고치인 42.5%까지 치솟았다.

해운대구는 이달 아파트 경매 응찰자가 평균 8.5명까지 오르며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건 한 건에 대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더샵센텀파크1차 전용 85㎡ 물건을 비롯해 좌동 엘지아파트 60㎡ 물건 입찰에도 24명의 경쟁자가 붙었던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물건의 입찰이 진행됐던 7일 동부지원에서는 해운대ㆍ수영구 주거용 경매물건 12건이 전량 낙찰됐다.

특히 더샵센텀파크1차 물건은 낙찰가율이 101%였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건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들였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응찰자가 늘고, 낙찰가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만큼 높은 가격에 물건이 팔려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게 아파트뿐만은 아니다. 동래구에서는 12일 입찰이 진행된 다세대 2건, 아파트 1건, 연립 1건, 주거용 오피스텔 1건 등 5건이 모두 팔려나갔다. 특히 두 번이나 유찰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은 데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부산 경매시장의 주거시설들이 이처럼 싹쓸이 되듯 팔려나가는 건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과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동래ㆍ수영ㆍ해운대구는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가 풀리는 건 물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2주택 이상 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도 완화된다. 대출ㆍ세금ㆍ청약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풀리는 셈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규제 해제 3개구에서 그동안 유찰됐던 경매물건들이 낙찰된 게 부산 낙찰율과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아파트 가격은 규제의 족쇄가 풀리지마자 기다렸다는 듯 가격이 급등하며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넘쳐나면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치솟고 있다.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지난주 부산 집값은 0.1% 상승했다. 2017년 9월 이후 약 2년 2개월, 113주 만의 반등이다. 규제가 풀린 해운대구(0.42%), 수영구(0.38%), 동래구(0.27%)가 모두 강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부산 주택시장에서 당분간 매수세가 계속되는 건 물론 경매시장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 경매 아파트 몸값도 덩달아 커진다.

오 연구원은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최근 부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매시장의 개별 물건의 주변 개발사업, 교통여건 등 현장 정보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어 감정가가 싸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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