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호프스태터의 법칙과 새만금

입력 2019-09-03 17:48 수정 2019-09-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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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미국의 심리학자 호프스태터 박사는 1979년 저서 ‘괴델, 에셔, 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에서 프로젝트를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계획보다 늦어지는 현상을 자신의 이름을 따 ‘호프스태터의 법칙’이라 명명하였다. 후에 심리학자들이 이 법칙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호프스태터의 법칙은 오늘날 ‘계획의 오류’로 불리고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계획의 오류’의 대표적 사례다. 계획을 수립할 당시에는 1957년부터 1963년까지 총 77억 원을 들여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에 없던 지붕 구조물 설치 등이 추가되면서 10년이 지난 1973년에 당초 예산의 14배에 달하는 1100억 원을 들여 완공했다.

이러한 ‘계획의 오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대표적 원인으로는 작업이 예상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계획 수립 시 주요 작업만 고려하고 세부 작업을 생각지 못한 부주의를 들 수 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 계획의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예상 밖의 사안에 대비하고, 구체화된 계획을 수립하여 세부 작업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새만금은 현재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새만금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추진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공사가 주도하는 공공 주도 매립과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차질 없는 기반시설 구축과 특화된 기업 지원책 등에 힘입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유치는 대표적 변화 사례다. 과거에는 투자협약이 1년에 서너 건에 불과하였으나, 최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산업 추진, 장기 임대용지 확보와 임대료 인하 등 투자여건 개선을 통해 투자협약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 8건, 올해는 벌써 13건에 이르는 투자협약이 체결되었다. 4월 이후 입주계약도 9건에 달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타깃기업을 제조업 위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신산업 중심으로 전환하였다. 투자유치 대상국을 다각화하고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추진하여 개청 이래 최대의 투자유치 실적을 내고 있다.

새만금 개발을 견인할 기반시설의 경우, 새만금을 십(十)자형으로 가로지르는 동서·남북도로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으며, 동서도로는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철도 등의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새만금 신공항 예타면제와 신항만 재정사업 전환을 통한 물류 인프라 확충은 새만금이 환황해권 경제중심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기호지세(騎虎之勢)’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호랑이를 탄 사람이 도중에 내릴 수 없는 것처럼 중간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호랑이 등에 올라타 힘차게 달리는 그 모양새만을 보자면 현재 새만금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호랑이 등에 탄 새만금 사업이 더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계획의 오류’에 빠져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새만금개발청에서는 새만금을 둘러싼 여러 상황 변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자 최상위 계획인 새만금기본계획 재정비를 추진 중이다.

내년은 새만금 사업 1단계가 완료되는 시점이다.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융복합 모빌리티 클러스터, 스마트 수변도시 건설, 세계 잼버리대회 유치 등 2011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예측이 어려웠던 10여 년간의 여건 변화를 반영하는 전면적인 계획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이번 마스터플랜(MP) 재정립은 더욱 변화할 향후 10년의 계획을 구체화하고, 단계별 개발 로드맵의 마련으로 ‘계획의 오류’를 최소화시켜 새만금이 지향할 비전을 실현시킬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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