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암세포 골라잡는 ‘NK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박차

입력 2019-04-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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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4-1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녹십자랩셀ㆍ차바이오텍ㆍ일양약품 등 혈액 속 'NK세포' 배양 집중

‘바이오 산업의 꽃’, ‘살아있는 치료제’로 불리는 세포치료제에 대해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포치료란 살아있는 세포를 인위적으로 배양해 세포 의약품을 만들어 치료에 이용하는 것으로, 내 몸 속의 세포를 가공해 만든 ‘맞춤형 치료제’다.

11일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세포치료제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약 1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최근에는 N세포·T세포 등 수많은 면역세포들 중 암세포만을 찾아 스스로 사멸시키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가 새로운 분야로 떠오르며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NK세포’ =NK세포는 우리 몸에 가장 효과적인 면역세포라 불린다. 다른 면역세포인 T세포가 공격할 수 없는 암 세포까지 사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백질인 케모카인과 사이토카인을 분비, 다른 면역세포들의 증식을 유도해 망가진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역할도 수행한다. 혈액 속에 존재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NK세포는 정상인의 경우 체내에 최소 50억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암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NK세포가 투입돼 몸안에서 활성도를 높여야 암세포 증식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인체에서 분리해낸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것이 쉽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이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NK세포 치료제 실용화 위해 역량 쏟는 국내 기업들=차바이오텍은 지난 해 NK세포의 대량 생산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 특허는 채취한 혈액으로부터 NK세포만 선별적으로 증식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약 2주 사이에 NK세포가 배양 전보다 최대 2000배까지 증가하며 배양 전 5~20% 수준인 활성도 또한 90% 이상으로 향상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녹십자랩셀도 NK세포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2009년 서울대 연구팀과 NK세포 배양방법에 대한 공동특허를 출원한 후 특허 권리와 제반 기술을 양수받고 NK세포 대량 배양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이용해 소량의 원료 세포로부터 NK세포만 골라 증식하는 방식이다.

현재 NK세포 치료제인 ‘MG4101’을 간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MG4101의 적응증을 확대해 급성 골수성백혈병에 대해서도 연구자 임상을 마쳤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NK세포치료제로 꼽힌다. 항체와 궁합이 잘 맞는 NK세포의 장점을 이용해 기존 항암치료제인 ‘리툭시맙’과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 1/2상도 진행한다. 또 녹십자랩셀은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조작된 단백질인 CAR를 NK세포에 결합해 강력한 NK세포를 만드는 ‘CAR-NK’도 개발 중이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엔케이맥스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 허가를 받는 등 NK세포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슈퍼 NK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SNK01’를 비소세포폐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NK세포 기반 간암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박셀바이오도 2016년 Vax-NK/HCC의 1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다발성 골수종 적응증을 위한 1/2a상도 완료했다. 그 밖에 환자의 NK세포 능력을 키워주는 방식인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도 NK세포 활성화를 통해 폐암과 유방암, 흑색종 등 다른 고형암(덩어리암)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표된 바 있다.

◇시장 잠재력 크지만...한국형 면역세포치료제 급선무=문제는 허가받지 않은 NK세포 활용을 통한 치료가 국내에선 아직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에 약 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서라도 일본에서 치료를 감행하는 국내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1월 위험도가 낮은 세포 치료에 한해 ‘첨단재생의료제품’으로 규정해 의약품 허가가 떨어지기 전이라도 시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도 바이오신약의 제조와 시판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완화하고 우선 심사와 맞춤형심사, 조건부 허가 등을 통해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시판의 기간을 3~4년 정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재생관련법’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발생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가 관련 법 통과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면역세포치료제는 시장 잠재력이 크다”며 “치료과정 단순화, 자가세포를 대체할 동종세포 이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국형 치료제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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