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골프하게’…트럼프에 굴욕 준 US여자오픈

입력 2017-07-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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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박성현 우승, 미국 선수는 1명도 10위권에 입상 못 해

▲16일(현지시간)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박성현(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박성현(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미국 최고 권위의 여자골프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박성현이 우승컵을 거머쥐는 등 한국 선수들이 상위를 독식하자 미국 언론들은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가 잔뜩 꺾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27회 US여자오픈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렸다. 트럼프는 대회 개막 전부터 트위터에 “US여자오픈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쓰며 관심을 드러냈다. 개막 뒤에는 2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사흘간 경기를 관전했다. 관람 중에는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최종 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런 트럼프의 남다른 애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선수들의 성적은 초라했다. 미국 선수들은 가장 많은 55명이 출전했으나 72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단 1명도 10위권에 들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공동 15위였던 리젯 살라스가 미국 선수 중에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상위권은 한국 선수들이 독차지했다. 박성현이 1위를 차지하는 등 톱10 입상자 중 8명이 한국 선수였다. 2라운드부터 마지막까지 경기를 관람하던 트럼프는 시상식에 불참했다. 대신 차남인 에릭 트럼프 부부만 참석시켰다. 트럼프는 “2017년 US여자오픈의 우승자, 박성현에게 축하를 표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은 미국 언론들은 이 상황을 비꼬는 기사를 쏟아냈다. USA투데이는 “과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었는가?”라고 반문하며 트럼프의 슬로건에 빗대 “미국을 다시 골프 하게”로 만들어야겠다고 꼬집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트럼프의 대표 슬로건이자 트럼프가 경기 내내 썼던 빨간 모자에 쓰인 문구다. USA투데이는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민족주의자 트럼프가 세계에서 가장 국제적인 성격의 스포츠를 맨 앞좌석에서 관람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든 일정을 제쳐놓고 US여자오픈을 현장에서 관람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상식에 불참한 것을 지적했다. 만약 미국 선수가 우승했다면 트럼프는 시상식에서 직접 우승컵을 건네며 쇼맨십을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골프전문 매체인 골프닷컴도 트럼프가 시상식에 불참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박성현 선수가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승리를 거머줬다”고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가 자국 선수들이 부진한 경기를 기대하고 지켜봤다는 것을 미국 언론들은 통쾌하게 보는 눈치다. 미국 언론들은 작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와 날 선 공방을 벌여왔다. 또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외교와 통상에서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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