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 테슬라의 포드차 추월...이것은 전통차 업계가 직면한 위기의 서막이다

입력 2017-04-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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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전통차업체 포드를 추월했다고 한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출범한 지 고작 14년 된 회사가 100년이나 더 오래된 회사를 뛰어넘었다니. 업력으로나 규모로나 가능한 얘기인가. 하지만 이는 전통차 업계가 직면한 위기의 서막에 불과하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06% 하락했다. S&P500지수도 0.16%, 나스닥지수도 0.29% 각각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가 나날이 약해지는 가운데, 사상 최고치 행진을 뒷받침해온 미국 경기 확장 모멘텀이 순식간에 전환되면서 뉴욕증시는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게 미국 자동차주다. 테슬라에 시가총액을 추월당한 포드차 주가는 이날 1.72% 빠졌다. 제너럴모터스(GM)는 3.37% 급락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도 4.76%나 주저앉았다. 이들 빅3는 3월 자동차 판매 실적 부진에 일제히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한동안 잘 나가던 미국 자동차 시장에는 강한 냉기가 흐르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오토데이터가 이날 발표한 3월 미국 신차 판매 대수는 155만585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했다. 이로써 자동차 판매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각 업체의 할인 재원이 되는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은 역사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 시장 예상을 밑도는 결과에 업계의 장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드차는 전년 동월보다 7.2% 감소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도 4.6% 줄며 승용차 판매가 특히 부진했던 업체들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픽업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등 대형차에 대한 시장의 편중이 계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차종에 인기가 계속 편증되고 있다며 전체 판매에서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자동차업체이지만 정보기술(IT) 업체로 분류되는 테슬라는 상황이 다르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호조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상장 이래 최고치를 달성, 시가총액은 480억 달러를 넘어 454억 달러인 2위 차업체 포드차를 뛰어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한 자동차 딜러가 고객과 대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한 자동차 딜러가 고객과 대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는 세계 최대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통차들이 직면한 위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과 공유경제가 도래하는데 따른 기대감에 전통적 자동차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문제는 현재 자동차 업계가 처한 위기는 저유가에 따른 대형차 편중 현상과 자율주행 등 신기술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미국 금리인상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개인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일정 기간 빌리는 식으로 매달 400달러 정도를 내면 3만 달러 정도의 고급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러다가 임대 기간이 끝나면 새로운 계약을 체결, 장기간에 걸쳐 낮은 비용으로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다.

이런 방식 덕분에 미국의 신차 시장도 수혜를 누렸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재융자 부담이 커져 자동차 구입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개인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층이 자동차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자동차 대출을 증권화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에서 최대인 스페인 방코산탄데르의 미국 주식에 대해 약세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는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종종 지적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경계심이 약한 건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 말,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시장은 3000억~4000억 달러”라면서도 “문제는 되겠지만 체계적(금융 시스템을 흔들 정도의 구조 문제)이진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거의 8년간 확장해온 미국 경제에서 소비의 한 축인 자동차 시장의 전조가 미국 경제를 리세션(경기 침체)으로 내모는 하나의 요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 아예 배제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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