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업을 왜 하는가 44] ‘IT 보안’ DNA로 국민 편익·가치 창출, 그것이 애국

입력 2016-04-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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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

16년 전, 30세의 젊은 패기로

선배들과 함께 보안 벤처 창업

“5년 후면 모든 것 이룰 수 있다”

매일 새벽퇴근에도 꿈에 부풀어

“우리 임직원은 세계 최초로 주민등록등본을 인터넷 상으로 발급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수조원 가치의 편익을 제공했고, 해킹 방지를 위한 서버보안 제품을 국산화하면서 수천억원의 외화를 절감한 IT분야의 애국자들이기에 비록 작은 회사이지만 존중받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난해 코스닥 심사를 받는 시기 최종 실사 과정 중 회사를 소개하면서 했던 말이다. 이것이 내가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다.

‘5년 후면 모든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만만한 패기를 가진 30세의 젊은 청년이 2000년 IT보안 벤처 창업에 선배들과 함께 뛰어들었다. 정확히 16년이 지난 지금 그 청년이었던 나는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했는지, 당시를 떠올리면 웃음만 난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그 시기는 가장 행복했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나는 1996년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현 정보공학과)를 졸업하면서 대학원으로 진학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당시 친분이 두터웠던 후배 김승주(당시 연구실 박사과정·현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씨의 권유로 정보보호연구실 원동호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게 되면서 IT보안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근무하던 선배들과 다른 선후배들이 모여 2000년 6월 현재 SGA솔루션즈의 전신 회사들 중 하나였던 비씨큐어(BCQRE)를 창업했는데, 나는 창업 멤버 중 막내로 이 회사에 참여했다.

5명으로 출발한 회사는 20여명 수준으로 커지게 됐다. 30억원의 투자도 받고 5년 내에 모든 성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새벽에 퇴근하는 일정을 반복했지만 힘들다기보다 희망과 꿈에 부풀어 너무나도 행복한 느낌이 충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잘못했던 부분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업은 기술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고, 영업·재무 등 모든 것의 조화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2000년대 중반은 벤처 버블이 꺼지면서 IT 소프트웨어나 IT 보안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아 많은 회사가 문을 닫아야만 했던 시기다. 당시 창업을 한 대부분의 회사는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그 즈음 우리 회사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던 회사 관계자들은 수개월에 한 번씩 모임을 가졌고, 서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해법을 찾고 있었다.

이때 이 문제를 새로운 시각의 새로운 방법으로 돌파하자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SGA솔루션즈의 모회사 SGA 은유진 대표이사였다. 당시 스캐니글로벌이라는 패치관리시스템(PMS) IT 보안업체를 경영하고 있던 은 대표는 여러 회사가 하나로 모여 함께 사업을 한다면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가 속해 있는 회사를 포함한 5개의 업체가 함께하게 됐다.

이후 모회사 SGA는 2009년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게 됐다. 2012년에는 비씨큐어와 레드게이트가 레드비씨로 합병하고, 내가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그리고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현재의 SGA솔루션즈가 됐다.

SGA그룹은 2008년 시작됐지만 8년이 지난 지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SGA만의 프레임을 완성하게 됐다. IT 플랫폼과 지주사인 SGA, 국내 최고의 통합보안 회사를 꿈꾸는 SGA솔루션즈, 국내 최고의 보안SI업체를 지향하는 SGA시스템즈, 국내 최고의 임베디드 및 기기보안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SGA임베디드 등 부문별로 구분한 프레임이다.

2015년 SGA솔루션즈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SGA그룹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3월 30일에는 SGA시스템즈가 코넥스 상장에 성공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SGA그룹이 만들어진 초기에는 시장에서 많은 비판들이 있었고 심지어 모함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묵묵히 사업만을 생각하면서 일해 왔고, SGA그룹 임직원의 노력으로 현재 이 자리에 서게 됐다.

벤처 버블 꺼지며 문닫을 위기

업체간 연합전략으로 난관 뚫고

지난해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

기술력 자신, 이제 시즌2의 시작

최근 IT 보안시장에서 국내 보안업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이 나타나면서 고객은 새로운 보안솔루션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내 보안업체들의 기술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IT 보안기업들이 수많은 APT 대응 보안솔루션을 쏟아내면서 우리나라 보안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글로벌 IT 보안시장은 보안정보를 수집·저장·분석해서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긴급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IT 보안기업들은 IT보안의 A부터 Z까지 모든 보안솔루션 라인업 구성을 위한 파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단품 보안제품으로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통합보안솔루션 구성을 통해 새로운 IT보안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면 보안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현재 IT 보안시장이 어렵지만, 나를 포함한 SGA솔루션즈 임직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투자해오고 노력해온 결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술력에서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벤처 창업에 뛰어들 당시 나는 성공한 IT 보안기업 대표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IT보안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성공적인 영업 성과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이때 나는 ‘왜 IT보안 전문가가 설립한 회사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부터 내가 직접 그런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지금 나와 SGA솔루션즈가 그런 회사를 시작할 수 있는 시작점에 있으며, 시즌1을 종료하고 시즌2를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나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첫째는 SGA솔루션즈를 기술적·사업적으로 최고의 IT 보안솔루션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회사 임직원이 보다 더 발전할 수 있고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목표는 SGA솔루션즈 임직원의 유전자(DNA) 태생이 IT보안이고, 10년 이상 경력의 IT보안 전문가들이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힘들게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오랫동안 함께한 임직원에게 많은 혜택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앞으로 다른 곳보다 좋은 환경, 좋은 여건을 제공함으로써 SGA솔루션즈를 평생 같이할 회사로 만들 것이다. 또 내부 스타트업을 회사가 지원하면서 선순환이 가능한 IT보안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 초 진행된 ‘2016년 사업계획 워크숍’에 참석한 80여명의 직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초 진행된 ‘2016년 사업계획 워크숍’에 참석한 80여명의 직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영철 대표 프로필

◇학력

1996년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학사

1998년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석사

2003년 성균관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사

◇약력

1998~2000년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원(전자서명인체계구축)

2000~2009년 ㈜비씨큐어 대표이사(SGA솔루션즈 전신)

2009~2014년 SGA㈜ 솔루션사업부문 부사장(SGA솔루션즈 모회사)

2012년~ 현재 SGA솔루션즈㈜ 대표이사 ◇

◇표창

1999년 WISC 우수논문상 수상(한국전자통신연구원 주최)

2007년 행정자치부 장관상 표창(전자정부 유공)

◇활동

(현)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현)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이사社

(현) 한국전자문서협회 이사社

(전) 한국전자거래진흥원 기술자문위원(공인전자문서보관소 보안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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