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인력구조 재편] ‘복부비만’ 항아리형 구조… 효율적 조직운영 저해

입력 2014-09-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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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올라갈수록 인사적체 심해… 인력운용·비용부담 등 문제도

인터넷뱅킹 등 최첨단 영업 방식이 확대되고 금융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금융권에 새로운 환경에 맞는 인력구조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인력구조는 여전히 중간 간부가 많은 ‘항아리형’으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사 적체가 심해지는 것은 물론 일부 업무의 경우 인력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이들을 단순히 영업 지원에만 활용해 고급인력을 썩히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은행 항아리형 인력구조 방치… 인사 적체 심각 = 국내 주요 은행들의 인력구조는 전형적인 항아리형이다. 구조가 피라미드형이 아닌 항아리형이 되면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사 적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금융인력 기초 통계분석 및 수급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인력구조는 30대(38.6%)가 가장 많고 이어 40대(31.3%), 20대(19.2%), 50대 이상(10.2%), 20대 이하(0.7%) 순이다.

은행을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30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직무에서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투자은행(14.0%)과 자산관리(14.5%), 경영관리(14.8%) 부문에서는 20대의 비중이 타 직무에 비해서 비교적 낮았다.

투자은행 직무의 경우 다른 부문보다 20대 비중이 낮고 30대와 40대 비중이 높은 것은 직무 특성상 고학력, 전문지식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각 연령의 직무 분포를 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영업·마케팅 종사 비율은 낮아지고 경영관리 부문은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영업·마케팅 직무 비중은 20대 이하에서 8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경영관리 비중은 50대 이상에서 23.7%로 가장 높았으며 20대 이하에서는 5.4%로 가장 낮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항아리형 인력구조는 은행의 인력 운용을 어렵게 하고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기업· 하나·외환·SC·씨티은행 등 국내 8대 은행의 과장∼부장급 중간 간부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51.4%에 달했다. 이들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8만7000여명으로, 2008년보다 8.2% 늘어났지만 총 인건비는 2008년 6조7460억원에서 2012년 8조6110억원으로 무려 27.6%나 증가했다.

◇빅데이터·기술금융 등 미래 금융서비스 수요에 대비해야 = 전형적인 항아리형 인사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인사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무리한 구조조정보다는 정부와 금융기관이 업계 전체 금융 인력의 학력, 경력 등에 대한 정보와 전문인력의 수급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융인력 기초 통계 자료에 따르면 향후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인해 노령층을 중심으로 위험기피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또는 미래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권 별로는 향후 5년간 8만2000명의 금융권 인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은행에서는 3만8000명, 보험에서는 1만8000명, 증권에서는 1만2000명 등의 인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비해 정부와 금융기관은 업계 전체 금융 인력의 학력, 경력 등에 대한 정보와 전문인력의 수급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업권별 인력의 과부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창조금융, 기술금융 등 정부의 장기적인 성장동력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인력 수요가 대폭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분야에 대한 인력확보 방안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향후 금융 서비스의 수요 변화, 금융산업의 발전 방향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금융사·신용정보사에 축적된 정보를 집중·융합해 새로운 정보를 발굴해낼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증권사 인수·합병(M&A) 등 금융권의 M&A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노후대비 교육, 금융상품 가입, 증권투자 등의 분야에서 금융소비자 개인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업은 분야별로 고도화된 전문성이 필요한 업종이어서 일정 기간 이상 업무를 수행해야 노하우가 축적되는 산업”이라면서 “입사 이후 일정 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기 위해 순환제를 시행하더라도 중간관리자 이상부터는 상당 기간 동일·유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고 연봉제, 성과배분제 등 생산성 연계 임금체계로의 전환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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