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살인사건' 자살한 며느리 카톡 보니 “땅을 파고 자갈을 깔고…”

입력 2013-09-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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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살인사건 며느리

▲방송 캡쳐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로 경찰의 조사를 앞둔 며느리가 결백을 주장하며 목숨을 끊었지만, 경찰이 밝혀낸 사실들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둘째아들 정모(29)씨가 24일 구속된 데 이어, 정씨의 아내 김모(29)씨가 모자 살인사건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자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 형식의 글을 통해 ‘남편이 자백하도록 하기 위해 한 달간 설득했다. 이 일(모자 시신 유기)에 화해여행으로 알고 급히 나갔고, 몸과 마음 모두 지쳐 수면제를 먹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남편이 차 밖으로 나간 것이 기억이 나 증언했고 조사를 받은 것뿐인데 (살인 가담 혐의를 받아) 정말 억울하고 한스럽다. 이 밤(25일)이 가기 전에 주님을 만나러 가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자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남부경찰서는 △모자가 실종되기 전인 지난달 10일, 정씨가 범행에 사용된 세정제 등을 살 때 김씨가 동행했고 △정씨가 구입한 비닐을 집에서 김씨와 함께 접은 것으로 추정되며 △13일 정씨가 어머니를 살해할 때 4차례에 걸쳐 80분 가량 통화했다는 점 등을 밝혀냈다. 또 7월말 정씨와 주고받은 아내 김씨의 카카오톡 대화 중에서는 “땅을 파고 자갈을 깔고 불이 번지지 않게”라는 문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앞서 정씨는 경찰에 “도박과 과소비 등으로 생활고를 겪다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아내와 범행을 공모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13일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 목을 졸라 살해했고, 어머니의 시신을 집 안에 숨겼다. 형(32)이 퇴근하자 정씨는 형에게 수면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한 후 형이 잠들자 형까지 살해하고,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포장했다.

정씨는 다음날인 14일 아내 김씨와 함께 형의 승용차를 타고 경북 울진에 형의 시신을, 강원 정선에 어머니의 시신을 각각 버렸다.

남부경찰서는 이같은 수사 결과에 25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바꾸고, 조사를 위해 26일 오후 1시 반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김씨가 시간이 지나도 경찰서에 오지 않는 데다 전화도 받지 않자 김씨의 자택을 찾았고, 인기척이 없자 119구급대와 함께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가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경찰이 무리한 수사로 무고한 딸을 압박해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신변을 비관할 것에 대비해 여경을 동숙시키겠다고 했으나 김씨가 거절했다”며 “김씨의 집 밖에도 감시요원 2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정씨의 어머니(58)는 2011년 정씨 부부가 결혼할 때 1억원을 들여 빌라를 사줬으나, 정씨가 도박에 빠져 빌라를 몰래 팔면서 모자 관계가 나빠졌다. 퀵서비스 배달원인 정씨와 특별한 직업이 없는 김씨는 1월부터 정선카지노를 32차례나 함께 드나들었으며, 한 번 갈 때마다 바카라도박에 150만원을 날리는 등 8000만 원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다.

정씨 부부는 도박 등으로 생활고를 겪으며 함께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자주 수면제를 처방받아 왔다. 경찰이 정씨를 모자 살인사건 범인으로 추정하고, 수사망을 좁혀오자 정씨는 경찰 출석을 앞둔 지난 18일 집에서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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