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월가의 탐욕’]은행 수익성 악화일로… 구조조정 시급

입력 2013-07-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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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지점망, 비효율적 인력운용 등 은행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 축소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그 필요성은 더욱더 커졌다.

3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대형 은행들의 수익대비비용(CIR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일본(60%)은 물론 중국(34%)보다도 높다. 100원을 벌기 위해 중국은행이 34원을 쓴다면 국내 은행은 2배 가까운 66원을 쓰는 비효율적 구조라는 뜻이다.

금융당국도 은행의 비효율적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은행 수익성 악화와 관련해 “은행의 체질 개선과 경영 합리화 같은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은행 스스로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 은행이 비효율적인 배경에는 생산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은행권 종사자들의 연봉이 자리 잡고 있다.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시중은행의 1인당 자산액은 2009년 194억원에서 2012년 214억원으로 평균 증가율이 10.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09년 5700만원에서 지난해 7600만원으로 32.7% 증가했다. 자산 생산성에 비해 연봉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은행 직원의 연봉 수준은 국내 10대 그룹 대표기업들의 평균 연봉 6600만원보다 1000만원 더 높고 증가율도 10대 그룹 대표기업의 30.4%보다 앞섰다.

또 대다수 은행들은 예대마진이나 계좌이체 수수료 등 손쉽게 벌 수 있는 이자수익이 총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영업지점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은행의 비효율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국내 은행 지점은 2007년 7216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7576개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약 5배, 인구는 3배 많은 일본(2111개)보다 3.6배 더 많다. 금융당국은 또 무수익 점포 및 적자 점포가 최대 3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지점 이용고객은 줄어들고 지점 운영비와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영업지점 줄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949개이던 영업지점 수를 올해 들어 937개까지 줄였다. 농협은행은 수익을 못 내거나 미래 사업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정리한다는 방침 아래 지점 5곳을 없앴다. 우리은행도 3개 지점을 감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성이 나빠지자 최근 신규 채용과 영업지점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고용이 강조되자 인원 감축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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