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권력이 움직인다]대중문화 분야별 소비층 분석‥ ‘접속’ 보던 여고생, 직장인 된 지금 ‘문화는 일상’

입력 2013-02-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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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처음으로 40대 관객비율 20대 추월… 음원 유료회원도 10대보다 50대가 많아

▲(사진 왼쪽부터) 1997년 명필름이 제작해 히트친 영화 ‘접속’, 2011년 서울 광진구 어린이 대공원 숲속의 무대에서 열린 뮤지컬 ‘캣츠타운’.

영화, 공연, 방송, 음악 등 대중문화 소비자가 급변하고 있다. 대중문화 주요한 소비층의 중심축이 10~20대에서 30~40대로 확장되고 있다. 소비층의 변화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변화 등을 초래한다. 영화 등 대중문화 각분야의 소비층의 현황과 변화를 살펴본다.

◇영화의 소비층 현황과 특성

“40대 관객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40대가 영화계에 의미 있는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집계 결과 지난해 전체 관객 중 40대 관객의 비율이 25.8%로 사상 처음으로 20.1%의 20대 관객을 앞섰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지난해에 한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25~27일까지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의 경우 40대 예매율이 20대 예매율의 1.4배에 달했으며 ‘레미제라블’이나 ‘박수건달’은 2배를 넘어섰다. 애니메이션인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10배에 달한다.

이처럼 극장가에 40대 예매율이 높아진 것은 이들이 10~20대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대중문화를 소비해온 주체이기 때문이다. ‘접속’ ‘쉬리’ 등 히트작이 속출하던 10년 전 10~20대였던 관객들이 현재 30~40대가 됐다. 이들은 영화 관람을 특별한 문화생활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인식한 세대다.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40대는 스스로 영화를 소비하는 데도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문화 확산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애니메이션 등 자녀들의 영화 예매 주체가 40대일 뿐더러, 영화 관람을 특별한 문화생활로 여기는 그들의 부모에게도 확산시키는 세대다. 때문에 예매율 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0대 관객에게 예매 비율 순위를 내준 20대 관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20대 관객수가 비율적으로 줄어든 데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소비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하나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30~40대는 영화 소비를 극장과 연관시킨다. 하지만 콘텐츠를 접하는 채널이 다양해진 10~20대는 케이블 채널이나 P2P 등을 통해 영화를 소비함으로써 극장으로만 발길이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뮤지컬·연극 소비층의 현황과 특성

“뮤지컬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여자 친구만 아니면 뮤지컬은 대작 한번 보는 게 다일 거예요.”

1년에 뮤지컬을 3~4편 본다는 한 남성팬의 말이다. 여성이 뮤지컬을 남성보다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뮤지컬의 주요 관객은 30대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2월 발표한‘2012년 결산 및 2013년 전망’자료(인터파크 예매율)에 따르면 뮤지컬의 관객 성별 점유율에서 여성이 68%로 남성의 32%보다 크게 앞섰다.

뮤지컬 기획사 한 관계자는 “뮤지컬 공연 관객 중 여성의 비중이 높은 것은 과거부터 있던 일이다”면서도 “최근 JYJ의 김준수, 슈퍼주니어의 이특, 성민 등 아이돌 스타의 잇따른 뮤지컬 출연으로 여성 팬들의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연령대 별로는 20~30대의 관람객 비율의 합이 70%를 넘었다. 30대 소비자가 39.5%를, 20대 소비자는 32.2%를 각각 차지했다. 다른 공연에 비해 30대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뮤지컬은 콘서트, 연극 등 다른 공연보다 티켓 값이 다소 비싸다. 20대보다 직장 등을 가지고 있는 30대가 경제적으로 뮤지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연극에서는 20대가 50.1%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또 성별 통계는 남성 42%에 여성 58%로 여성이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콘서트·음원 소비층의 현황과 특성

지난해 온라인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공연 예매자 146만명을 분석한 결과 콘서트를 가장 많이 예매한 세대는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무려 41.6%의 예매율로 2위에 오른 30대(24.5%)를 17.1%P의 격차로 따돌렸다. 이어 10대(17.4%), 40대(12.8%), 50대(3.3%), 60대 이상(0.5%)의 예매율을 보였다.

모두 합해 66.1%의 예매율을 기록한 20대와 30대는 지난해 콘서트 총 예매자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의 강세는 온라인 음원 사이트 이용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준 엠넷닷컴 유료 회원은 20대가 35.5%로 가장 많으며, 30대가 27.9%를 차지하고 있다. 총 63.4%의 비율로 콘서트 예매율과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인터파크 김선경 과장은 “공연의 타깃에 따라 관객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나라가 해외에 비해 공연 관람 연령대가 낮은 편이지만 중장년층의 예매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10대보다 40~50대 유료 회원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다. 40대는 19.1%, 50대 이상은 10.8%를 각각 기록한 반면 10대는 가장 낮은 6.7%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CJ E&M의 엠넷닷컴 담당자는 “10대가 성인에 비해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료회원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분석하면서 “20~30대의 강세뿐만 아니라 40~50대의 문화 콘텐츠 소비량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라고 밝혔다.

◇ 방송 소비층의 현황과 특성

“‘무한도전’본방 사수가 쉽지 않죠. 주말에는 친구들 만나고 나서 귀가하는 지하철에서 DMB방송으로 시청해요.”

직장인 김미화(26)씨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팬이라고 알렸다. ‘무한도전’이 출시하는 달력이나 음반을 구입할 뿐 아니라 유행어도 전부 알고 있다. 대학생 김정화(23)양은 주말에도 토익 학원에 나가야 하기에 귀가 후 다시보기 서비스로 ‘무한도전’을 시청한다. 두 사례에서도 보듯 소위 젊은 세대들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정규 방송시간에서 자유로워졌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방송 시간에 맞춰 예약 녹화를 하거나 방송시간을 놓쳐서 오는 절박함도 없어졌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20대뿐 아니라 10~30대의 TV소비층이 얇아지고 있다. 2012년 11월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년 새 10~30대의 시청률은 절반 이상 줄었다. 10년 전 13%였던 이 세대의 평균 시청률은 5%대에 머물렀다. 젊은 세대의 방송매체 이용 행태가 변화하면서 중·장년층이 시청률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김이현(53)씨는 ‘내 딸 서영이’ 본방 사수를 위해 주말이면 마음이 급해진다. 딸들은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귀가를 만류하지만 밖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급히 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뉴 미디어에 익숙지 못한 40~50대들은 여전히 방송을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몰려든다. 이를 반영하듯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상위 10개 중 과반 수 이상이 주말극과 일일극이다.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종편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주 소비층인 40~50대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방송사는 중·장년층의 취향에 맞춰야 시청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실험성이 강하거나 장르적 특성이 강한 드라마보다 논란이 되는 막장 소재나 일반극들이 쏟아지는 데는 여기에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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