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물고 물리는 관세에 세계 무역 구조 급변

입력 2019-06-02 14:26 수정 2019-06-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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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대만·멕시코 경유 수출 늘어…미국, 무역적자 감소 목표 달성 어려워져·중국은 생산과 고용 공동화 위기

미국과 중국이 물고 물리는 관세 전쟁을 펼치면서 세계 무역 구조도 급변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대미국 수출에서 가장 침체된 기계와 그 부품, 전기기기와 관련 부품, 가구, 자동차 및 부품 등 총 4개 품목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베트남과 대만, 멕시코 등 3개국을 경유한 수출이 늘었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한편 원산지를 눈속임하는 ‘우회 수출’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중 양국이 이날 서로에 대해 실질적으로 관세 인상을 적용하면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금액상으로는 152억 달러(약 18조 원) 감소했다. 그 중 기계 등 총 4개 품목의 대미 수출은 전년보다 총 116억 달러(16%) 줄어들었다. 이들 품목은 미국이 지난해부터 발동한 추가 관세 인상에서 대상이 많이 포함된 품목이다.

해당 4개 품목은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반면 ‘중국에서 제3국’, ‘제3국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베트남과 대만, 멕시코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14억 달러(19%), 베트남에서 미국은 27억 달러(59%) 각각 증가했다. 다른 두 나라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중국에 생산거점이 있는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한편 소재와 부품을 아시아와 멕시코로 보내 완제품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것이 주원인이다.

대만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인 컴팰일렉트로닉스는 라우터와 데스크톱 PC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대만과 베트남으로 옮겼다. 액션카메라 업체 미국 고프로는 대미 수출 제품 생산을 중국 대신 멕시코에서 할 계획이다. 중국 TV 생산업체 TCL그룹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했다.

우회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됐다. 중국 선전의 한 물류회사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 한 대 당 비용 포함 총 1만7000위안(약 292만 원)을 받고 말레이시아를 경유,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으로 제품을 보낸 뒤 포장재 등으로 원산지를 위장하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9월 수출 예정이었던 중국산 업무용 스피커 600대에 ‘메이드 인 베트남’이라는 허위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며 이를 압류했다.

미국이 첨단 기술 분야 등 아직 남아있는 약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관세를 25%로 인상하면 세계 무역 구조 변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반도체 부문에서 아시아 다른 나라로의 생산기지 이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 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명암이 엇갈린다. 신문은 무역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 이외 대안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피할 수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원래 목표였던 무역수지 적자 축소는 요원해진다. 트럼프가 전날 전격적으로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관세 인상을 표명한 이유 중 하나로 멕시코의 수출 증가가 꼽히고 있다.

중국도 생산과 고용 공동화로 ‘나홀로 패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신문은 경종을 울렸다. 중국은 지난 4월 대미 수출 부진을 아시아에서 만회하지 못하면서 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아시아 각국과 멕시코는 반사 이익을 볼 전망이다. 미즈호연구소는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대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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