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달창? 문빠?

입력 2019-05-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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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우리 사회에 지나치게 자극적인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당의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소위 ‘일베’ 즉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악의적으로 지칭할 때 사용하는 속어인 ‘달창’, ‘문빠’라는 말까지 사용하고 나섰다. ‘달창’은 ‘달빛 창녀단’을 줄여 부르는 말이고, ‘문빠’는 ‘문재인에게 빠진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姓)인 ‘문’을 영어 ‘moon’과 환치하여 ‘달빛’이라는 말을 택하고, 거기에 ‘몸을 파는 집단’이라는 의미의 ‘창녀단’이라는 말을 붙여 ‘달빛 창녀단’이는 말이 생겨났는데 다시 그것을 줄여 ‘달창’이라 한다고 한다.

아무리 밉기로서니 야당의 원내대표가 이처럼 자극적이고 혐오스런 말을 사용한 것은 도가 지나친 것 같다. 보도가 나간 후에 나경원 의원 측에서는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는 해명과 함께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니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해명이고 사과이다. 지명도 높은 정치지도자가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는 채” “무심코” 이런 혐오스런 말을 사용했다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험악해졌을까? 말을 자극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말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자극의 강도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험악한 의미에 대한 불감증으로 인하여 험한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져 나오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서로 할퀴고 쥐어뜯음으로써 생긴 상처가 썩어 들어가고 있는 사회이다. 정의에 바탕을 두고서 정당한 이유로 싸우고 견제하는 것이라면 굳이 험한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선동을 목적으로 억지주장을 하다 보니 말만 자꾸 험해지는 게 아닐까? 품위 있는 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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