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인보사’…식약처 “허가 취소ㆍ변경 여부 빠른 결론 어렵다”

입력 2019-04-15 17:55 수정 2019-04-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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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는 개발 단계부터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가 사용됐다. 2004년 비임상 단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이 사실을 몰랐던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의 ‘허가 취소’와 ‘변경’의 갈림길에 섰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를 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쓴 2액을 3 대 1로 섞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액의 주성분을 연골세포로 명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이를 받아들여 2017년 7월 29번째 국산 신약으로 품목 허가를 내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형질전환세포가 신장세포란 점을 확인했다. 회사 측은 국내 유통 중인 인보사에도 신장세포가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의뢰했고, 애초에 비임상 단계부터 신장세포가 쓰였다는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식약처는 인보사 2액 제품과 원료(제조용 세포주) 등을 수거, 자체 STR을 거친 결과 동일한 결론을 얻었다.

식약처는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인보사 허가 신청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서류 일체를 재검토한 결과 2액의 주성분을 신장세포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제출 서류에서 2액 세포가 연골세포와 단백질 및 유전자 발현 양상이 유사하고, DNA 지문분석결과 연골세포의 DNA와 유사한 점 등을 바탕으로 2액의 주성분을 연골세포로 판단했다. 2액에서 신장세포에만 있는 특이한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은 점도 근거로 들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초기 연구개발 과정에서 2액 제조과정 중 신장세포가 분리·정제 미비로 혼입돼 본래 만들려던 연골세포를 신장세포가 대체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해당 경위 및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등에 대한 자료제출을 명령하고, 세포 유전자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전 개발 과정 동안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증명했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를 식약처가 받아들여 허가 취소 대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허가를 변경하는 것이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식약처는 모든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한 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자체 조사 일정은 5월 말까지 예정돼 있어 최종 행정처분은 그 이후에 나올 전망이다. 현 속도라면 상반기 내 결론짓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은 “조사 기간은 5월 말까지로 설정했지만 실제 처분이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도 분석해야 하고 여러가지 살펴볼 사항이 많아 시기를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일각에서는 신장세포가 종양원성을 보유하는 특성에 따라 종양 유발 등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식약처는 인보사 투여환자 전체에 대한 특별관리 및 장기추적조사를 실시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투여환자의 병력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해 연말까지 이상반응을 파악하고, 투여환자를 위한 전담소통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허가용 임상시험 대상 145건에 진행 중인 장기추적조사는 추가 임상시험 대상 및 허가 후 투여환자 전체(총 3812건)로 확대한다.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인보사의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주사부위 부기·부종·통증, 관절통, 두통 가려움증 등이 있다. 3월 말까지 식약처에 보고된 이상반응은 총 102건으로, 이 중 안전성이 우려될 수준의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허가사항과 다른 세포로 확인돼 안전성 측면의 추가적인 고려사항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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