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립의 직립, 중립] 2기 경제팀, 경제활력 없는 포용성장은 허상

입력 2018-12-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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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10일 공식 출범한다. 수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이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구상을 내놓으며 소득주도성장의 ‘속도조절’을 공식화했다. 소득주도성장(약칭 소주성)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대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주성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말 그대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고 높아진 소득으로 소비가 이뤄지게 해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책이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총수요 진작 및 경기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경제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분수효과(Trickle-Up effect)와 맥을 같이한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이 이 소주성을 들고 나왔을 때 갑론을박이 심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 즉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란 문 정부의 목표가 너무 급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르바이트생 등 노동자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언뜻 보기엔 좋은 정책이다. 내 임금을 올려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사업주에게 부담을 주고, 그로 인해 고용을 꺼리거나, 줄여 결국 있는 일자리마저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 10월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P) 상승한 3.5%로 2005년 이후 최고치이며 실업자도 7만9000명 증가한 97만3000명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많다. 취업자 증가는 정체된 가운데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취업준비생, 실직자 등 구직자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들린다.

여기에 빈부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올 한 해 가장 아쉬운 점으로 소득 양극화를 꼽았다. 이 총리는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고 가장 뼈 아프다”고 했다.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8.8% 올랐지만,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7.0% 줄었다. 상·하위 계층의 소득 격차 배율은 5.52배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년 수준이다. 이 총리는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종전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홍 후보자를 아는 사람은 그를 ‘불도저’ 같다고 비유한다. 어떤 사람은 목표를 정하면 앞만 보고 일을 추진하는 불도저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청와대의 말을 잘 듣는 ‘예스맨’ 불도저라고 한다.

지금 시점에서 홍 부총리가 어떤 불도저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가 2기 경제팀의 수장으로 1기 경제팀에서 풀지 못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양극화 등의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홍 후보자가 내세운 ‘포용적 성장’은 국민을 현혹하는 허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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