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국민연금, 운용 선진화가 먼저 아닌가

입력 2018-08-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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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57년에는 적립금이 소진된다고 밝혔다. 적립기금은 2041년에 1778조 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이 금액이 16년 만에 고갈될 것으로 본 것이다. 연금 가입자가 내년 최고점에 이르고 수급자는 올해 367만 명에서 2063년까지 꾸준히 증가하여 1558만 명이 된다는 전망이 적립기금 소진 예상을 어느 정도 수긍하게 한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러한 예상을 바탕으로 두 가지 개선안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안은 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액의 비율인 소득대체율을 현행 40%로 유지하면서 현행 9%인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13.5%까지 인상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즉시 인상하고, 내년부터 보험료율을 11%로 인상하는 것이다. 차이는 있지만 보험료율 인상은 같다. 논란이 되는 이유이다.

개선안의 목적은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적립기금을 연금 수급자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2063년 이후까지 유지하여 기금이 고갈된다 하더라도 부과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부작용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세대 간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인데 부과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미래세대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보험료율을 납부해야 한다. 적립기금은 미래세대로의 부담 전가를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험료율 인상만이 답일까? 실제 OECD 국가들의 평균 보험료율은 2016년 기준 22.9%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기금을 보유한 일본도 17.8%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보험료율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경우 4.9%, 캐나다는 9.9%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캐나다는 우리나라 국민연금과 자주 비교되는 약 300조 원 규모의 공적 연기금인 CPPIB를 갖고 있다.

실제 이번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기금운용수익률’ 부분이 눈에 띈다. 2013년의 3차 추계에 비해 미래 예상수익률이 크게 감소하였고,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예상수익률은 7.2%에서 4.9%로 2%포인트 이상 감소하였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수익률 1% 증가가 적립기금 고갈을 8년 늦출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보수적 예상수익률로 인해 고갈 시기가 앞당겨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예상수익률 하락은 연금의 실제 수익률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최근 5년간 국민연금과 해외 연·기금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해외 주요 연·기금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평균수익률 5.22%인 국민연금에 비해 CPPIB는 2배 이상인 12.6%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미국(CalPERS) 9.16%, 네덜란드(ABP) 8.1%, 노르웨이(GPFG) 9.38%, 일본(GPIF) 5.98% 등 주요 해외 연·기금이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을 앞섰다.

채권과 국내 주식의 비중이 높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도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지만 글로벌 경제 회복기에는 해외자산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탓이다. CPPIB의 경우 해외자산 비중이 2006년 36%에서 2018년 84.9%까지 증가하였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만큼이나 기금 운용에 대한 논의도 분명 중요한 시점에 왔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서부터 국내 주식 보유 규제인 ‘5%·10%룰’ 완화, 경영권 참여와 관련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국내자산과 해외자산의 비중,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의 자산 배분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의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현 시점에서 기금운용 수익률 향상은 보험료율 인상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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