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06. 권기옥(權基玉)

입력 2017-09-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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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독립운동 펼친 국내 최초의 여비행사

권기옥(權基玉)은 1901년 3월 1일 평남 중화군에서 4녀 1남 중 둘째딸로 태어났다. 또 딸이 태어난 것에 실망한 아버지는 ‘어서 가라’는 심정으로 이름을 ‘갈네’라고 지었다. 한 살 아래 남동생이 소학교에 입학할 때에도 아버지는 권기옥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외가의 영향으로 권기옥은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목사의 도움으로 장대현 교회에서 운영하는 숭현여학교를 졸업하고 1918년에 숭의여학교 3학년에 편입했다. 학교 내의 비밀결사체인 송죽결사대(松竹決死隊)에 가입하여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만세시위를 주도하고 구류를 살거나 투옥생활을 했다. 임시정부의 군자금을 모으거나 독립신문을 배포하고 무기를 전하기도 하는 등 항일활동을 전개하였다.

1920년 10월 평양 대한애국부인회 회원들이 체포됐을 때 피신하여 상하이(上海)로 망명하였다. 권기옥은 1917년 9월 평양을 방문한 미국인 비행사 아트 스미스(Art Smith)의 곡예비행을 보고 비행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망명 후에는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안기겠다는 목표로 비행사가 되고자 했다. 미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항저우(杭州)의 홍다오(弘道)여학교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공부하고 1923년 6월 상하이로 돌아와 비행학교 입학에 필요한 운전면허를 땄다.

여자라는 이유로 난위안(南苑) 및 바오딩(保定)의 항공학교 입학을 거절당하자 직접 윈난성(雲南省)을 찾아가 성장(省長)의 허락 편지를 얻어내어 윈난육군항공학교 1기생 중 유일한 여학생으로 입학했다.

1925년 졸업 후에는 중국 군벌 펑위샹(馮玉祥)의 항공대 및 국민혁명군 동로군의 항공대에 입대하였다. 서왈보(徐曰甫), 최용덕(崔用德) 등 중국군 항공대 소속으로 활동하던 조선인 비행사들과 교류하면서 항일운동을 모색했다. 1932년 1월 일본군이 상하이를 침략했을 때에는 정찰기를 몰고 출격하여 일본군에게 기총소사를 퍼붓기도 했다.

시인 이상화의 형인 독립운동가 이상정(李相定)과 1926년 10월 6일 내몽고에서 비행사 정복을 입고 결혼하였다. 항공대 활동에 몰두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합의했다. 1938년 9월에는 이상정과 함께 중국 육군참모학교의 교수로 발령받아 충칭(重慶)으로 왔다. 1943년에는 임시정부 산하 ‘공군설계위원회’에 참여하고 1945년에 한국광복군 비행대 편성을 준비하다 해방을 맞았다.

1947년 이상정이 홀로 한국의 본가에 갔다가 뇌일혈로 사망한 뒤 남편에게 본처와 아이들이 있는 것을 알았다. 1949년 귀국한 뒤에는 공군 창설에 참여하는 한편 역사를 기록하는 ‘한국연감’을 발간하고 장학사업을 하였다. ‘권기옥장학금’의 우선순위는 항공인재와 여학생, 역사의식이 올곧은 젊은이였다. 권기옥이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1988년 4월 19일 별세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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