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을 준다굽쇼? 전 형님의 개XX입니다"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7-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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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커뮤니티)

"만원이 아니라 천원만 주셔도 저는 더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 멍멍멍"

한 네티즌이 변기에 머리를 집어넣은 채 찍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변기물에 머리를 감으면 만원을 준다'는 글을 보고 실제로 머리를 감은 '인증샷'이었던 것인데요. 이 네티즌이 올린 글은 더 충격적입니다. "전 형님의 영원한 개XX입니다 멍멍. 편의점에서 라면 물 받아놓고 절해서 찍어보내겠습니다. 형님 멍멍멍."

구걸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유명 포털사이트 구글이 아니고요.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온라인 앵벌이'입니다.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대출 갤러리. '대출갤' '대갤'로 불리는 이곳은 원래 대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는데요. 최근들어 불특정 다수에게 이유없이 금전적 도움을 요구하는 사람과 돈을 미끼로 엽기적 행각을 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출갤에 구걸이 등장한 것은 지난 2월 초로 추정됩니다. 2월 초 "만원만 도와주세요"라는 구걸글이 하나둘 씩 등장했고요. 비슷한 시기에 "각 2만원 씩 5명 구제해준다" "선착순 3명에게 만원 씩 구제해드립니다" 등의 구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후 게시글을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돈을 달라고 애원하는 행위를 뜻하는 '구걸+론(loan·대출)'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요. 구걸하는 사람은 '구걸러(구걸+er)'. 이들에게 돈을 입금해주는 사람은 '구제러(구제+er)'라는 용어까지 나오게 됐죠. 이들은 '입금 인증' 또는 '수령 인증' 사진을 올리며 '상도의(?)'를 보이기도 합니다. 구걸러들. 큰 돈은 바라지 않습니다. 대부분 몇 천원에서 몇만원 안팎의 돈을 요구하는데요.

▲자신의 가진 돈 액수를 인증하며 원하는 미션을 게재한 '구제러'(맨 위 사진). 이에 돈을 받기 위해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내고 인증 사진을 올린 구걸러.(사진=온라인커뮤니티)

문제는 일부 구제러와 구걸러가 엽기적 행위를 시키거나 수행하는 걸 마치 '놀이'처럼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손목을 칼로 그으면 돈을 주겠다는 게시글에 손목에 상처를 낸 사진을 올린 구걸러도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성기에 치약바르기, 여자친구 신체 부위 인증사진 올리기 등의 미션이 있었고요. 자신의 대변을 먹는 인증샷을 올려 수 백만원을 받았다는 구걸러 이야기도 '전설'처럼 대출갤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구걸론이 최근 들어서는 막장성이 더 짙어졌습니다. OO론으로 파생상품(?)이 생기며 각종 사기에 악용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죠.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물건 사진 등을 올린 뒤 선입금을 받아 도박을 하는 '중고나라론'이 대표적이고요. 모금함에 세월호 모금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지하철 등에 놓아 번 돈으로 도박한다는 '세월호론'. 폐지줍는 할머니에게 공익근무요원이라고 속여 벌금 5천원 요구하는 '공익론' 등 공유되는 사기수법이 40개에 달합니다. 물론 대부분 게시판 이용자들이 농담으로 써놓은 것이지만 일부는 실제로 범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구걸론이나 구걸러가 단순한 장난이나 관심을 끌기위한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퍽퍽한 현실이 '자학과 놀이'라는 코드와 결합된 '서글픈'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들의 엽기적 행동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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