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에서 대구치맥페스티벌까지..."치맥은 항상 옳다"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7-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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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프라이드냐, 양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에 버금가는 어려운 선택지죠. 저처럼 '결정장애'있는 분들, 결국 '반반'을 외치거나 주변인의 선택에 맡기곤 하는데요. 하지만 선택이 어찌됐든 결론은 한가지로 귀결됩니다.

"치맥(치킨+맥주)은 항상 옳다."

우리나라 사람들 '치맥 사랑'은 유별납니다. 그렇다보니 치킨은 어느덧 '치느님(치킨+하느님)'으로 신분상승, 이른바 '치느님 십계명'이 SNS를 통해 전파되며 치덕후(치킨 마니아)가 늘어나게 됐고요. '1인1닭'시대에 발맞춰 대구에서는 치맥페스티벌이 해마다 열리게 됐죠. "눈 오는 날엔 치맥이 딱인데" 전지현의 대사 한 마디에 치맥은 한류의 주역으로 급부상,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마저 "치맥도 수출상품"이라며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정도죠.

그런데 말입니다. 치맥은 언제부터 우리에게 '항상' 옳은 진리가 됐을까요?

여기서 치킨의 역사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치킨과 통닭의 차이를 아시나요? 치킨과 통닭의 차이점을 어렴풋이나마 정의내릴 수 있는 당신, 최소 20대 후반일겁니다.(아니라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국어사전 정의에 따르면 치킨은 닭에 밀가루 따위를 입히고 튀기거나 구워서 만든 요리고요. 반면 통닭은 털을 뜯고 내장만 뺀 채 토막을 내지 않고 통째로 익힌 닭고기인데요. 통닭은 튀김옷이 없고 통째로 튀긴 것이 치킨과 차이입니다.

(사진=페리카나)

우리나라 치킨의 시작은 1970년대 전기구이 '통닭'입니다. 술 한잔 드시고 귀가하신 아버지 손에 들려있던 노란 종이 봉투의 '통닭'이 치킨문화의 시초인 것이죠. 1980년대 들어서 미국의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의 영향을 받아 닭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프라이드'치킨이 인기를 얻어 치킨전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요. 1981년 페리카나에서 처음으로 '양념치킨'이 개발, 판매됐죠.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 정말 맛있는 치킨이 찾아왔어요~" 음성지원되는 듯한 페리카나의 CF송...기억나시나요. 이때부터 한국식 치킨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고 맥주와 함께 치킨을 즐기는 문화도 정착됐습니다. 한마디로 '치맥'이라고 우리가 명명하지 않았을 뿐 '치맥'의 조합은 아주 유서(?)깊은 한국식 음식 문화인 것이죠.

그렇다면 정확히 '치맥'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치맥'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등장한 것은 2010년. 독일월드컵이 한창일 때입니다. 새벽에 시작되는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퇴근 후 친구들과 치킨집에서 응원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언론에서도 '치맥'이라는 단어를 썼죠.

(사진=대구 치맥페스티벌)

치맥은 2013년 제2의 전성기를 맞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신드롬 덕분이죠. '별그대'가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면서 중국에 치맥 열풍까지 만들어낸 것이죠. 극중 전지현이 "눈 오는 날엔 치맥인데" 말한 대사 한 마디, 그가 벌컥벌컥 들이키는 맥주, 내숭없이 뜯는 닭다리가 중국인들에게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나봅니다. 실제로 '별그대' 방송 후 중국의 치킨집 매출은 2배가 가량 늘었죠. 이보다 앞서 같은해 7월에는 '한국 치킨의 고향' 대구에서는 치맥페스티벌이 처음 개최됐죠.

잠깐! 치맥페스티벌이 왜 대구에서 열리는걸까요? 대구는 치킨산업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데요. 멕시칸,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 통닭 등 1980년대 치킨 문화를 이끈 상당수 브랜드가 대구에서 시작됐기 때문이죠. 이에 대구시는 치킨의 고향의 자부심을 살려 치맥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대구 치맥페스티벌에만 방문객이 62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축제로 자리잡았는데요. 특히 같은해 '별그대'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닝보에서도 치맥축제가 개최돼 50만여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죠. '치맥'이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돼 수출길에 오른 것입니다.

치맥의 식을줄 모르는 인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밤 늦게 먹는 치맥은 비만으로 이어지게되고, 이는 국민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치느님' 가라사대 "지방은 미워하되 치킨은 미워하지 말라"했는데요. 퇴근 후 치맥이 없다면 '직딩'에게 무슨 기쁨이 있겠습니까.

오늘도 퇴근 후 끈적끈적한 날씨를 시원하게 날려주실 '치느님' 영접하러 가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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