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주진형] ‘주진형식 혁신’ 부작용? ‘매도리포트’ 부담에 애널리스트 이직 잇따라

입력 2015-05-26 11:0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고위험 종목 선정 서비스는 7개월 만에 중단… 한화 “고객중심 경영, 장기적 효과 기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보여온 행보는 증권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파격적인 내용이 많았던 만큼 업계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뒤따랐다.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은 주 사장을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고 평하기도 했지만 혁신의 방향이 옳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주진형식 혁신’의 부작용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 대표의 공격적인 행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직원은 한화투자증권을 떠났다. 주 대표는 자신의 소신과 어긋나는 부분에 좀처럼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도했던 일부 정책의 ‘일보후퇴’도 나타났다.

◇매도리포트 목표치 ‘아직’… 애널리스트는 ‘이직’ = 주 대표는 지난해 3월 전체 종목에서 ‘중립’과 ‘매도’ 비중을 4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법인 영업을 하느라 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증권사들이 좋지 않은 종목에 대해 과감하게 경고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리포트 발간은 매우 저조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올해 5월1 8일까지 발간된 유가증권시장 관련 증권사 보고서 2만9349건 중 35건(0.1%)만이 ‘매도’ 의견을 냈다.

주 대표 취임 이후 그나마 가장 많은 매도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가 바로 한화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에서만 모두 8건의 매도 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당초 한화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치에는 한참 부족하다. 최근 1년간 매도와 중립 보고서 비중은 각각 4.1%, 16.6%에 그쳤다. 올해의 경우에도 한화투자증권이 발간한 35건의 리포트 중 중립과 매도 의견은 총 12건으로 아직 목표치인 40%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 방침이 변하자 직접 매도리포트를 써야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아예 한화증권을 떠나버리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지난 2013년 8월 48명에 달했던 이 회사의 애널리스트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 현재 16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보조인력을 모두 포함시킨 숫자다. 실제 재직 상태인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장을 포함해 7명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이 한화투자증권을 대거 떠난 배경에는 매도리포트에 대한 압박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만 낮춰도 해당 기업 관계자를 2년쯤 안 볼 각오를 한다”며 “매도 리포트를 내면 앞으로 해당 기업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야심차게 시작한 고위험 주식 선정 작업 중단 = 지난해 시작했던 고위험 종목 제공 서비스도 비슷한 시도였다. 투자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재무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종목들을 추려내 매 분기마다 투자자에게 발표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지난 1분기 93개, 2분기 89개의 종목을 발표한 것을 끝으로 7개월 만에 중단이 결정됐다. 회사 측은 이를 대신할 ‘주식 투자등급 서비스(가칭)’을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중단이 아닌 업그레이드’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 사장의 ‘일보후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화투자증권이 선정한 고위험 종목이 지난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수익률이 좋아지는 ‘민망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의 1분기 고위험등급 주식 93개 중 68개 종목의 경우 지난 1월 2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수익률이 10.11%로 시장수익률 6.55% 대비 3.56%p의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회전율 낮춘 수수료개편… 증시 활황에도 재미 못봐 = 고객을 상대로 매매 수수료 챙기기에만 골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단행했던 매매수수료 개편 등은 생각지 못한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올해 증시 활황으로 다른 증권사들이 개인거래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동안 한화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1분기가 4년래 최대 흑자이긴 한데 증권업황이 활황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리테일(영업) 쪽이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서 6% 증가했는데, 이게 다른 증권사는 수십배에서 수백배 성장한 영역이다. 주 대표가 인센티브를 축소하고 영업직원도 많이 나가고 하니까 성장이 어려웠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수료 개편 작업 등은 직전 분기 대비 몇 퍼센트의 성장률 차원보다는 고객중심 경영 차원에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정책”이라며 “긴 호흡을 두고 고객들의 인식이 개선되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뉴진스 멤버는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민희진, 시작부터 하이브 도움받았다"
  • 임영웅·아이유·손흥민…'억' 소리 나는 스타마케팅의 '명암' [이슈크래커]
  • 중소기업 안 가는 이유요?…"대기업과 월급 2배 차이라서" [데이터클립]
  • "이더리움 ETF, 5월 승인 희박"…비트코인, 나스닥 상승에도 6만6000달러서 횡보 [Bit코인]
  • 반백년 情 나눈 ‘초코파이’…세계인 입맛 사르르 녹였네[장수 K푸드①]
  • "법인세 감면, 재원 다변화" 긍정적…'부부합산과세'도 도입해야 [인구절벽 정책제언①-2]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최강야구' 출신 황영묵, 프로데뷔 후 첫 홈런포 터트렸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4 11:01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52,000
    • -0.7%
    • 이더리움
    • 4,669,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731,500
    • -2.86%
    • 리플
    • 785
    • -2.48%
    • 솔라나
    • 227,600
    • -0.57%
    • 에이다
    • 726
    • -3.2%
    • 이오스
    • 1,219
    • -1.61%
    • 트론
    • 163
    • +0.62%
    • 스텔라루멘
    • 171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3,200
    • -1.81%
    • 체인링크
    • 22,070
    • -1.39%
    • 샌드박스
    • 712
    • +0.1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