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승계 대해부] 60대 취임·70세 전 퇴임… 두산 ‘박용만 체제’ 당분간 지속

입력 2015-05-18 10:41 수정 2015-05-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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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세대’ 박용만 건재 회장직 5~7년간 더 유지할 듯… 박정원 회장 ‘4세대 첫 주자’ 물망

두산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업력을 가진 대기업집단이다. 또 그룹 승계구도에서도 다른 그룹들과 달리 확고한 원칙의 경향을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난 승계구도를 보면 확고한 세 가지 경향이 나타난다. 세대별, 장자순, 60세 전후 취임·70세 전 퇴임이다. 이런 경향은 그룹 승계구도가 3세대로 넘어오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취임한 박용만 회장의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산그룹 경영권에는 3박자가 있다? = 두산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을 보면 몇가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선 지분승계 과정을 보면 형제상속의 원칙에 따라 가족별로 일정한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경영권 승계는 2세대인 고 박두병 회장이 1973년 사망한 이후 창업 유공자들이 10여년간 경영권을 행사했다. 3세대들의 나이가 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81년 박용곤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맡으면서 다시 형제간 탄탄한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3세대간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보면 ‘장자순’과 ‘60대 취임 70대 전 퇴임’ 경향이 뚜렷해졌다. 우선 박용곤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 회장직은 형제순에 따라 고 박용오 회장이 맡았다. 고 박용오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은 나이는 61세였다. 이후 장자순에 따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과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 차례대로 각각 3년씩 그룹 회장직에서 그룹 전반을 지휘했다. 이들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나이도 각각 65세와 66세였다. 현재 그룹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도 60세가 되는 지난 2012년 형인 박용현 이사장의 뒤를 이었다.

3세대 경영체제로 돌입한 지난 1981년 이후 35년간 3세대의 형제간 경영권 승계는 60대를 기준으로, 장자순으로 철저하게 이뤄졌다. 또 동생에게 물려주는 시기는 70대 전후로 철저하게 나타났다.

특히 그룹 계열사별로 형제간 독립된 형태의 경영체제를 보이고 있지만 계열사별로 친인척 계열분리는 철저하게 금기시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 형제의 난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또 현재 3세대 중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의 친인척 계열분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용욱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을 종잣돈 삼아 1986년 무역업을 시작하면서 그룹 형제간 승계구도에서 스스로 빠졌다. 그룹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빠지는 형태가 아닌 개인 자금을 마련한 후 독립을 한 셈이다.

◇박용만 회장 체제 당분간 지속될 듯 = 두산그룹 3세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나타난 형제간 장자순의 원칙을 고려하면 박용만 회장이 3세대의 마지막 그룹 회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뒤를 이어 4세대의 장자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형제간 승계 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60세 전후 취임 70세 전 퇴임’을 고려하면 박용만 회장이 장기간 그룹 회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현재 나이는 53세다. 또 박용만 회장이 60세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5~7년간 그룹 전반 경영을 맡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용만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두산은 최근 지주사 지정 기준을 벗어나면서 사업구조 변화와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박용만 회장이 현재의 지배구조에서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지주사 체제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지주사의 사업부문 확대를 해결책으로 내놓은 셈이다. 이에 따라 두산은 지난 2009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공정위와 갈등을 빚었던 두산건설과 증손회사 네오트랜스의 지분 정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게 됐다. 또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밥캣에 대한 지분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공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지주사의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자산 재조정을 통해 그룹의 재무구조와 지배구조상의 골칫거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포석을 깐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은 직계별로 증여와 상속이 이뤄지고 있는 점과 형제간 장자순으로 그룹 회장직을 맡는 원칙이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그룹 전반의 변화 시기에 맞춰 그룹 회장직이 4세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의 지분 승계는 형제간 공동경영과 장자 우선의 승계 원칙에 따라 3세대 직계별로 일정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핵심은 지주사인 두산의 지분이며 현재 3세대 전직 회장들은 퇴임 이후 4세대에게 지분 이전을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3세대들에게 남아 있는 일부 지분들은 증여와 상속 등을 통해 직계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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