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홍준표 경남도지사, 무상급식 중단 초강수… 신념 택한 ‘비주류’

입력 2015-04-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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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은 급식ㆍ교육 이중혜택… 골프는 내가 접대한 것”

▲해외 골프 접대 의혹과 항공기 비즈니스석 이용 등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언제나 뉴스메이커다. 공직 생활을 시작한 검사 때와 국회의원 시절, 경남에 둥지를 튼 지금도 그는 뉴스를 몰고 다닌다. 오히려 기사가 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3년 곧바로 공공 부문 개혁 차원에서 만성 적자를 보이던 도립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였다. 거센 반대에 직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나태했던 전국 공공 의료기관에 경종을 울리며 시스템을 바꿔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그는 또 한 번의 정치 실험을 강행했다. ‘보편적 무상급식’(전면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철회하고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홍 지사가 추진한 선별적 무상급식은 서민 자녀에게만 급식을 지급하고, 남는 예산은 역시 서민 자녀의 교육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야당과 진보세력의 맹렬한 반대와 비난을 뚫고 감행한 서민지원 정책이다.

아직까지도 논란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급식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보편적 무상급식’과 서민 자녀에게만 급식을 제공하는 ‘선별적 무상급식’을 놓고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홍 지사는 63%의 지지를 얻었다.

홍 지사는 지난달 31일 이투데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서민들은 급식과 교육, 이중으로 혜택을 보게 됐다”면서 “서민들은 많이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 시민단체들의 비난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불통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자신의 정책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홍 지사는 최근에는 투자 유치를 위한 미국 출장에서 평일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호화접대 골프’를 쳤다는 오보도 쏟아졌다.

홍 지사는 ‘억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억울하고 안 하고를 떠나 우리나라가 LPGA를 통해 세계 골프를 휩쓸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공직자의 골프에 대해선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을 한 것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부터 했다.

그는 “다만 (같이 골프를 친 사람들은) 경남도를 도와주는 통상장관들로 무보수 명예직이고, 그래서 내가 골프 한 번 접대한 것”이라며 “그걸 마치 제가 접대 받은 것인 양 왜곡 보도 할 때는 좀 서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내가 어디 40만원이 없어 그 사람들 접대를 받겠나”라며 웃기도 했다.

홍 지사가 뉴스메이커가 된 데에도 다 이유는 있다. 어린 시절 홍 지사의 아버지는 일용직 근로자였고, 어머니는 사채 빚에 시달리는 가난한 삶을 살았다. 성공해서 사회를 바꾸겠다는 생각도 그때 했다.

‘검사’가 되면서 사회 주류에 편승하는 듯했지만, 비주류의 길은 계속됐다.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를 지내던 때 상부의 압력을 무시하고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수사를 밀어붙여 정관계 고위인사 10여명을 구속시켰다. 1995년 평균 시청률 50.8%의 대박을 터뜨렸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된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이다.

1995년 9월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이듬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5년 한나라당 의원 시절에는 사회 지도층의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해 ‘국적법 개정안’을 주도했고, 2009년에는 고령 병역 면제 기준을 31세에서 36세로 높이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도 냈다. 주류층에서 미워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침없는 입담과 직설적 화법은 당시 ‘여당 저격수’라는 별명을 안기기도 했지만, 당내에서조차 이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반면 서민이나 사회적 약자로부터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는 추후 당 원내대표와 대표최고위원까지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

홍 지사는 “세상을 바꾸는 힘은 비주류의 역동에서 나온다”고 했다. 검사와 4선 국회의원, 재선 도지사까지 하고 있는 그가 비주류를 자처하는 이유다. 그는 “주류가 되는 순간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게 된다”면서 “제가 여전히 비주류라는 생각을 떨치지 않고 사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기보다 사회 발전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더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임기 내 경남도의 부채를 ‘0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 경남지사를 지내는 2년3개월여 기간 동안 공기업 구조조정과 세출구조조정, 복지 전달체계 개선 등으로 1조4000억원의 부채를 6000억원대까지 줄였다. 이처럼 단기간에 부채를 줄인 건 전국 지자체 가운데 홍 지사가 처음이다.

홍 지사는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부채 제로’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빚이라는 게 단체장이 선출직에 있을 때 빚을 잔뜩 내서 선심성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으로, 그들은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후대에는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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