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가 왜 이리도 좋으냐? 너무 멋있는 영화 아니냐? 남주(요즘 젊은이들은 남자주연을 이렇게 줄여서 쓰더라) 오마 샤리프와 여주 줄리 크리스티, 둘 다 너무 멋있지 않냐? 우랄산맥 아래 온통 눈이 하얗게 덮인 러시아의 광대한 평원! 화면 가득 펼쳐진 봄날의 유채꽃밭! 배경도 멋지지. 음악은 또 어떻고. ‘라라의 테마’가 수시로 흐르지만 지루한 걸
아침에 집을 나서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는 게 즐겁다. 엄마나 할머니 옆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귀여운 모습들이라니! 아빠와 함께 나온 아이도 있다. 밝게 웃는 아이, 칭얼거리는 아이, 친구들과 재잘거리는 아이, 엄마에게 꼭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 쪼그려 앉아 개미를 잡아 보려는 아이, 아직은 지지 않은 붉은 철쭉 꽃잎을 따
누가 보면 나도 ‘틱-tic’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이상한 버릇이 새로 생겼다.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 틱인데, 신체를 움직이는 건 운동 틱, 소리를 내는 건 음성 틱이다. 요 며칠 새 내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음을
봄의 특징이다. 아침에는 잠이 모자란 듯 쉬 깨어나지 못하고, 낮에는 졸리고…. 잘 자지 못한 날은 힘든 날이다. 머릿속엔 혼란이, 눈가 근육에는 긴장이 남아 있다. 머릿속 혼란은 나도 모르는 사이 요란히 펼쳐진 여러 꿈들의 잔존일 터이고, 눈이 긴장된 건 밤 사이 눈동자가 그 꿈들을 따라다닌 후유증일 것이로다.
그런 상태로는 하루 종일 멍하니, 부
“브루투스 너마저?” 셰익스피어의 비극 ‘줄리어스 시저’에서 시저는 자기를 찌르는 무리에 브루투스가 있는 걸 보자 이렇게 말하곤 숨을 거둔다. 브루투스는 시저가 가장 총애한 부하이자 동료였다. 그러나 시저가 로마의 공화정을 끝내고 황제가 되어 모든 권력을 가지려 하자 반대파-암살단의 우두머리가 되어 시저의 몸에 가장 마지막으로, 가장 깊게 칼을 찔러 넣었다
젊으신 분들, ‘소확행’을 이루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먼저 ‘소확감’과 ‘소확미’를 실천하세요. 맞습니다. ‘소확감’, ‘소확미’는 내가 만든 말입니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줄여 소확행이라는 말을 만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처럼 ‘소소하고 확실한 감사’와 ‘소소하고 확실한 미안함’을 줄여 ‘소확감’과 ‘소확미’를 만들었습니다.
낮 기온이 영상 15도까지 올랐던 지난 토요일, 동네 천변(川邊) 산책로에는 빨리 걷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 봄기운을 즐기고 있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다시 맞은 봄의 생명력을 확인하고 있었고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에게 봄의 즐거움, 화사함, 다사로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천에서는 오리들이 봄볕 속에서 새끼들을 거느리고 먹이를 찾고 있었다.
만 65세. 경로우대증을 받으려니 과거, 옛날 일이 더 떠오른다. 경로우대증은 ‘뇌의 쭈글쭈글한 주름 사이사이에 은밀히 숨어 있는 과거’를 긁어다 눈앞에 내놓고 있다.
제일 어릴 때 기억은 겨울날 여덟 살 손위 누님 등에 업혀 있던 내 모습이다. 세 번째 남동생인 나를 돌보는 건 열 살도 채 안 된 누님 몫이었다. 목덜미가 하얗게 비치는 단발머리에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Old age isn‘t a battle, it’s a massacre.”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Philip Roth, 1933~ )의 ‘에브리맨(Everyman)’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병과 죽음’이 주제인 이 소설의 나이든 주인공 ‘그’가 하나둘 주변 인물들이 병원에서, 요양원에서,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영락제(永樂帝, 재위 1402~1424)는 명나라를 창건한 홍무제 주원장의 넷째 아들입니다. 아버지의 명에 따라 변방을 지키던 그는 조카가 2대 황제(건무제)로 즉위하고 그의 세력이 자신을 압박하자, 군사를 일으켜 조카를 쫓아내고 추종자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단 한 명이 예외였는데, 건무제의 스승이었던 대학자 방효유(方孝孺)였습니다. 영락제는 모반의 정
아내가 소코반을 했다. ‘소코반(Sokoban)’. 아주 오래전에 일본에서 나온 컴퓨터 게임이다. 창고(일본말로는 소코) 당번인 소코반이 자기 몸보다 큰 짐짝을 창고 안쪽 제자리에 집어넣는 게임이다. 창고에는 이미 다른 짐짝이 잔뜩 들어 있어 여간 어렵지 않다. 하나하나 다 꺼내 놓은 후 다시 차례대로 집어넣어야 한다. 게임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 어려워져
지도자라면, 국민 통합이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저 편지들을 불태워라”라는 조조(曹操)의 명령을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 이 명령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120장(章) 중 제25장 ‘관도대전(官渡大戰)’의 끝 무렵에 소개된다. 조조의 7만 병력과 원소(袁紹)의 70만 대군은 관도에서 맞붙었다. 당시 중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대한민국 공기업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들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가마우지 생각을 했소. 가마우지, 물속에 들어가 애써 물고기를 잡지만 삼키지는 못하고 어부에게 빼앗기고 마는 그 불쌍한 물새 말이오. 나는 이 가마우지 어업을 인간이 동물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사하고 잔인한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별것 아니오. 비록 동물일지라도 입 속에 들어간 걸 빼앗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과 함께 ‘아이들 진학(성공)의 3대 요소’라는 이 나라. 경제력이 취약한 할아버지이니까 아빠보다 더 무관심해야 옳을 것이로되, 일곱 살 딸 하나 둔 딸아이의 정보력 강화에 보탬이 될 거라는 생각에 교육(입시) 기사에 간혹 눈길을 돌린다. 누구는 요즘이야말로 ‘격대교육(隔代敎育, 조부가 손자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 전만 해도 자신의 속생각이야 어떻든 지문이 닳을 정도로 두 손 맞잡고 비비며 아부를 하는 사람들을 “빤쓰까지 홀랑 벗고 나섰네”라는 점잖지 않은 말로 표현하기 좋아했던 나는, ‘무르티 빙(Murti Bing)의 알약’을 알고 나서는 “이 사람들, 무르티 빙의 알약을 먹었나?”라고 말해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 됐다. 점잖아지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런 사
신문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부의 기업 볶기’가 실린다. 가장 최근 것은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씨의 발언이다. 2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늦게 참석한 그는 “재벌들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말했다. 참으로 같잖은 말이다.
절세(絶世)의 절세(節稅) 기법으로 비난받는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홍종학 씨는 교수일 때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한 적이 있다.
▲정철호(퇴계학연구원 간사장)·달호(전 주 이집트 대사)·숭호(신문윤리위원회 독자불만처리위원)·병호(미래기획 대표) 씨 모친상, 박삼재·민병주·우영훈 씨 장모상=23일 오후 3시,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 25일 오전 8시, 장지 경북안동선영, 02-2290-9456
스웨덴의 정의로운 기자이자 소설가였던 스티그 라르손(1954~2004)은 유작(遺作) 소설 ‘밀레니엄’으로 엄청난 유산과 함께 흥밋거리가 많은 싸움을 남겼다. 많은 히트곡과 저작권료를 남긴 우리나라 가수 김광석처럼.
라르손은 스웨덴 정치·경제계의 부정·부패는 물론 네오나치즘 따위 극우세력, 인종차별, 여성혐오 등을 1983년 시작한 기자생활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자들과 공주들은 “옛날 옛적에 멋진 왕자님과 예쁜 공주님이 살았습니다”로 시작되는 동화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기형(畸形)이기 때문이다.
13세기 말 합스부르크 왕가가 발원(發源)한 스위스 합스부르크 성(城) 인근 암브라스(Ambras) 성 미술관에 소장된 합스부르크 왕족 초상화와 조각상은 후세일수록 얼굴이 기형이다. 턱이 길고
작년 이맘때, 정확히는 1년하고 열흘 전, 엄청 무덥던 날이 계속될 때, 이 난(欄)의 첫 줄은 “지독한 이 여름, ‘이 또한 지나가리’가 입에 붙었다”였다. ‘이 또한 지나가리’는 페르시아의 전설에서 비롯된, ‘절망에서는 희망을 찾고, 좋을 때는 절제하라’라는 지혜로운 주문(注文)이었다.
그러나 나는 더위와 상황에 지쳐 이 말을 주문(呪文)으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