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한 단상

입력 2014-09-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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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현 대우인터내셔널 일본 오사카 지사 과장

‘상실의 시대’ 신드롬을 수십 년째 이어가는 일본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올해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은 존재하지 않으나, 조금이라도 더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작품 해석의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은 사회적 기준으로 별 볼일 없는 인물이며 변변치 않게 살아가지만, 우연과 필연 속에서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며 정신적 성장을 해나간다. 이 세계가 전부가 아니며 눈에 보이는 현실과 의식 너머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삶의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소설에 대한 정의를 얼마나 많은, 그리고 강렬한 메타포(metaphor)를 독자에게 안겨줄 수 있는가로 볼 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 댄스 댄스’, ‘태엽 감는 새’, ‘해변의 카프카’로 이어지는 개인적 삶과 존재 이유에 대한 통찰은 더 메타포적이다.

하루키가 세계적인 작가가 된 데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문학적 탐독과 천재적인 필력에 근거하겠지만,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는 다양한 나라에서의 생활과 외국문학을 일본어로 번역한 경험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해변의 카프카’ 이후 전반적인 강렬함이 조금 주춤해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2009년 ‘1Q84’로 다시 한 번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지만, 3권에 걸친 주제의식은 이전과 유사한 ‘이 세계와 저 세계의 연결, 그리고 인간 본연의 소중한 의식과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 또한 애정을 가진 독자로서 가진 단상에 불과하다. 매년 노벨문학상이 발표될 때마다 가슴 두근거리며 지켜보는 심정은 내게는 참으로 소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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