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세월호 완침 직전까지 엉뚱한 보고 받아

입력 2014-07-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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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해경 간 ‘핫라인’ 녹취록서 밝혀져… 구조·수색작업 초기부터 ‘인양’ 논의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가 완전 침몰하기 직전까지 제대로 상황파악을 못하고 엉뚱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이후에도 생존 인원을 잘못 보고받는가 하면 청와대와 해양경찰청 등 책임당국은 구조 초기부터 인양작업을 논의하는 등 승선인원의 생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정진후 의원이 2일 청와대와 해경 간 녹취록을 입수하면서 공개됐다.

두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해경 본청 상황실 간 등의 녹취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4월 16일 오전 10시 37분 “단 한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그다음에 여객선내에 객실 엔진실 등을 포함해서 철저히 확인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고 안보실을 통해 해경에 지시했다.

그러나 이 시각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하기 직전으로, 박 대통령은 사실상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생존자 수도 잘못 보고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4월 16일 오후 1시 16분 안보실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생존자 370명이랍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다 26분이 지난 오후 1시42분에는 “370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약간 중복이 있어가지고요”라고 번복한다. 해경은 이후 오후 2시18분이 되자 “저희도 파악 중인데 370은 잘못된 보고입니다. (구조된 인원은) 체육관에 56명, 병원에 30명정도 있구요. 방금 89명 도착했으면 저희가 맨 처음 보고한 170명 정도 되겠네요”라고 했다.

이어진 오후 2시 36분 통화에서 해경은 다시 확인된 생존자 수를 166명으로 정정해 안보실에 보고했고, 안보실은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냈는데”라고 말해 박 대통령에 엉뚱한 보고가 올라갔음을 확인했다.

특히 해경 차장의 경우 4월 17일 오전 6시 10분 청와대와의 화상전화에서 “제가 사실은 수색구조전문가인 언딘 김 사장하고 지금까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양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니까... 두 명 정말 뭐 한 두 구 정도밖에 우리가 예상할 수 없어요. 그러나 뭐 오늘은 살아있다고 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뭐 명분도 그렇고 하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 그 사람한테 어차피 시간이 지나서 하려면 그 어디 한 2만~3만톤 정도 되는 크레인이 중국에 있다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구조·수색 초기 단계부터 ‘인양’을 논의하는 등 탈출하지 못한 승객들의 생존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경이 상황판단을 하는 데 있어 언딘 측의 말에 상당부분을 의존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정진후 의원은 “해경이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얼마나 무능했고 더 나아가 국민들을 우롱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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