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위기관리 능력이 기업의 힘'

입력 2006-07-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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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삼성 CJ 사례 철저분석 대비책 마련

'위기관리'가 기업의 힘이자 경쟁력이다'

기업환경이 갈수록 변화무쌍해지면서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기가 기업 수익의 악화, 기업 이미지 저하, 생산성 저하 등의 경영 악화요인으로 발전해 최종적으로 기업경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논리에서다.

지난 1일 낮 12시 30분쯤 코카콜라 홈페이지의 고객센터난에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콜라 50병에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협박 글이 떴다. 용의자는 9일까지 방송사 홈페이지와 불특정 다수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75차례나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는 사건이 알려진 이후 10일동안 쉬쉬하다가 독극물이 든 코카콜라를 마신 시민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비난 여론이 일자 부랴부랴 제품 회수에 나서는 늑장대응을 했다.

초기대응에 대한 해명과정에서 잦은 말바꾸기를 시도, 도덕성논란도 일었다. 급기야 독극물 협박사건이 발생한 전남지역에만 한정될 것으로 보였던 매출액 감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카콜라측이 위기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은폐하려했던 것이 시민들의 불심만 키우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위기상황에서 몰래 책임을 덮어두거나 문제를 축소ㆍ은폐하는 소위 뺑소니 위기관리 유형은 결국 더 큰 어려움을 자초하게 만들고 있다.

CJ푸드시스템의 '급식사고', 코카콜라의 '독극물 협박사건', 현대차의 '장기파업',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불법점거 사태' 등, 이 달 들어서만 기업의 치명적인 경영악화를 불러온 대형위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위기의 징조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위기관리 메뉴얼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차원이 아니라 철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정기적으로 사장단회의에서 위기가 발생할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를 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 경영오류에 의한 위기, 범죄ㆍ자연재해 등 돌발적인 위기, 해외진출시 현지의 법이나 문화ㆍ관습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기 등 여러 유형의 위기사례와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토론한다.

삼성 전략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글로벌화ㆍ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위기의 규모가 날로 대형화되는 가운데 위기에 잘못 대응하면 세계 일류기업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현실을 감안해 미리부터 대응체제를 갖추기 위해 토론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코카콜라 등의 사례에서 볼때 위기관리시스템을 임직원들에게 철저히 교육시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위기 발생시 수행해야 할 업무의 내용과 업무의 우선순위가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CJ그룹의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총 4단계로 진행된다.

비상 연락망을 통해 리스크 발생 이유를 보고 받은 후 자체 기준에 의해 공동협의체및 테스크 포스팀을 구축한다. 이때 해당 계열사로 국한 할 것인지 그룹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할 지를 평가하게 된다.

팀이 구축이 되면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하여 일차적인 비상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후에 회사 입장을 표명하거나 해당 위기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위기 발생 원인과 해결을 위한 협의 진행및 경영진 회의를 통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급식사건이 일어났을 경우에도 이러한 위기관리 시스템에 의해서 조치가 취해졌다는 것이 CJ측의 설명이다.

CJ측의 설명대로라면 급식사고로 인한 파장이 해당사업 전면철수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위기관리시스템에 헛점이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기관리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라며 CJ의 비상대책팀이 꾸려지기 이미 5일 전인 지난 16일 이미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를 보고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위기로 인지 하지 않았던 것이 큰 과오였다고 지적한다.

결국 위기관리시스템의 핵심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임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와 함께 예방차원의 시나리오 경영도 일상화하고 있다.

시나리오 경영이란 기업이 미래의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를 가능한 한 최대한 감안하여 향후에 전개될 변화 과정을 시나리오로 그려보고 , 각 상황에 따라 준비된 대안(alternatives)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영방식을 말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지시로 시니리오 경영을 상시화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석유화학분야가 환율및 유가에 민감하고 화재등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기때문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영환경에 맞춰 향후 전개될 과정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임직원들에게 숙지시켜 사고발생시의 대처능력을 배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야할 사항의 나열을 넘어서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구체적 으로 교육을 받고 있고 현장에서 직명할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파악해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있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듯이 아무리 큰 사고라도 사후관리를 잘하게 되면 오히려 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해야" 하며 사고대응 경험을 매뉴얼에 반영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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