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건축사 100년 퍼즐 마지막 조각 맞췄을 뿐”

입력 2014-06-13 10: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이끈 건축가 조민석

▲연합뉴스

“지난 100년의 세계 건축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과 상호 보완의 역사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관이 대립의 극단을 보여 준 남북한의 건축을 재조명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 커미셔너인 건축가 조민석(48·사진)씨가 1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영어명 베니스)에서 개막한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전시는 전시 총감독인 렘 쿨하스의 제안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근대성의 흡수’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이 중 남북한 건축을 주제로 ‘한반도 오감도’전을 선보인 한국관은 65개 국가관 전시 중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은 미술전(홀수해)과 건축전(짝수해)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인) 렘 쿨하스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담론이 일어난 시대에 안녕을 고하고 철저하게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지역에 관심을 둔 것이죠. 퍼즐 조각이 하나 남은 100년 역사에서 우리가 그 역할을 해 준 것입니다.”

‘분단’은 다른 이데올로기 체제를 지닌 두 국가가 어떻게 다른 도시와 건축을 구성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근대성의 흡수’라는 주제에 맞는 콘셉트였다. 조 커미셔너는 이 주제에 ‘다층성’이라는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열린 해석의 길을 넓혔다.

다층적 관점은 여러 상품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상의 ‘오감도’에서 시 4번을 인용, 보색을 대비시켜 면에서 점으로 향하는 독특한 상품을 만들거나, 60년대 서울 도시 건축물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나 백남준 비디오작가, 이상 시인 등 39명의 다양한 작가들을 전시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등 한국 건축의 미학을 새롭게 발견하는 식이다.

조 커미셔너는 “(황금사자상 수상은) 운도 있고 다른 역학관계도 있고 제 힘만으로 된 것도 아니다”며 “그냥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면 상은 덤으로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북한 건축가와 함께 건축전을 여는 것이 꿈이라는 조민석씨의 건축전이 11월 20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다. 건축 장르를 현대미술의 범주에서 성찰해 보는 자리다.

조 커미셔너는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건축과를 나왔다. 지금은 매스스터디스 대표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미국건축가협회 건축연맹상, 미국 시카고아테네움 국제건축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지닌 그는 기존 건축 개념을 해체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국제 건축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항상 화가 나 있는 야구 팬들, 행복한 거 맞나요? [요즘, 이거]
  • 지난해 '폭염' 부른 엘니뇨 사라진다…그런데 온난화는 계속된다고? [이슈크래커]
  • 밀양 성폭행 가해자가 일했던 청도 식당, 문 닫은 이유는?
  • '장군의 아들' 박상민,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 1000개 훌쩍 넘긴 K-편의점, ‘한국식’으로 홀렸다 [K-유통 아시아 장악]
  •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대북 방송 족쇄 풀려
  • 단독 금융위 ATS 판 깔자 한국거래소 인프라 구축 개시…거래정지 즉각 반영
  • KIA 임기영, 2년 만에 선발 등판…롯데는 '호랑이 사냥꾼' 윌커슨으로 맞불 [프로야구 4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040,000
    • -0.2%
    • 이더리움
    • 5,249,000
    • -1.33%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0.23%
    • 리플
    • 725
    • +0%
    • 솔라나
    • 229,900
    • -0.52%
    • 에이다
    • 633
    • +0.16%
    • 이오스
    • 1,102
    • -3.76%
    • 트론
    • 158
    • +0%
    • 스텔라루멘
    • 146
    • -2.01%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800
    • -0.59%
    • 체인링크
    • 24,550
    • -2.7%
    • 샌드박스
    • 626
    • -2.9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