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지창욱, “‘기황후’의 최대 수혜자? 부끄러울 따름” [스타 인터뷰]

입력 2014-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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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1부작으로 진행된 MBC 수목드라마 ‘기황후’가 지난달 29일 28.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하며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황후’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았다. 승냥과 타나실리, 왕유도 그렇지만, 타환은 어떤 캐릭터보다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다. 극 초반 철부지에 어리광을 부리던 얄미운 캐릭터 타환은 후반으로 치달으며 사랑에 대한 집착으로 광기에 휩싸여 살인까지 저지렀다.

15일 오후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은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타환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첫 마디를 내뱉었다. 타환에 대한 애정이 짙었냐고 묻자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애정은 있다. 다만 타환은 지금껏 내가 했던 캐릭터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랑과 주목을 받았던 캐릭터긴 하다”면서 “그만큼 보여주고 싶었던 게 많은 역할이었다”고 대답했다.

타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마냥 기뻐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지창욱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 ‘기황후’의 최대 수혜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끄럽고 어쩔 줄 모르겠다”며 쑥스러움을 내비쳤다.

지창욱은 ‘기황후’의 타환 역 캐스팅 1순위가 아니었다. “원래는 다른 배우가 내정됐었는데 시간이 안 돼서 못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이 때문에 첫 촬영하러 갔을 때 눈치도 좀 보이고 부담도 좀 됐던 것 같다”고 당시의 복잡했던 심경을 밝혔다.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동료 배우들이 ‘지창욱이 타환 역을 과연 잘 할까. 지금껏 그런 이미지가 없었는데’라고 생각한다고 혼자 느꼈다. 아마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하셨을 거다”면서 담담하게 말하던 그는 “굳이 애써 그런 점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타환이라는 캐릭터에만 집중했다”며 “첫 방송 후 작가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방송 재밌게 잘 봤고, 잘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셨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에도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많이 믿어주셔서 마음껏 연기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작진과 동료 배우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지창욱은 그 어느 때보다 캐릭터 분석에 열을 쏟았다. “타환이의 큰 목적은 승냥에 대한 사랑, 단 하나였다. 초반에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가 컸지만, 전체로 봤을 때는 승냥을 향한 사랑이 가장 컸다”면서 “그것만 생각하고, 거기에만 집중했다. 캐릭터가 흔들리지 않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다잡았다. 자신이 분석한 타환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다는 지창욱은 “‘내가 분석한 타환이 시청자에게도 통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타환은 얄밉지만 절대 미워 보이면 안 되는 캐릭터다. 이 때문에 감정선을 오가는 게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면서 “스스로 캐릭터에 대한 의심을 하면 연기가 확실하게 안 나온다. 그러면 시청자도 캐릭터에 의구심을 품는다”고 자신을 설득하던 과정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캐릭터 얘기를 많이 나눴다. 대화를 통해 얻은 그의 결론은 간단했다. “드라마 ‘기황후’는 결국 비극이었다. 타환도, 왕유도, 승냥도 모두 안쓰럽기만 하다. 승냥을 위해 죽은 왕유, 승냥을 위해 왕유를 죽인 타환, 두 남자의 사랑을 얻었지만 결국 혼자가 된 승냥 모두 불쌍하다”면서 “타환을 연기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행복을 위해 누군가를 해하고, 손의 것을 빼앗았지만, 결국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았다고. 내가 타환이였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함께 촬영했던 하지원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하지원 선배가 연기를 잘 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거고. ‘기황후’에서 기황후를 연기하면서 촬영 일정도 빡빡하고 부담감도 심했을 텐데, 항상 밝았다. 일하는 사람을 항상 편하게 해줬다”면서 “후배로서 그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던 것 같다. 항상 웃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그걸 실천한 선배다”고 하지원을 치켜세웠다.

하지원과는 자주 촬영 했음에도 주진모와는 같이 연기하는 횟수가 적었다. 그는 “진모 형과는 왕유 같은 관계였다. 타환과 왕유가 씬이 잘 안 붙었다”면서 같이 촬영한 시간이 거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드라마를 촬영했는데도 거의 못 봤다. 서로 얼굴을 보면 ‘드라마 잘 찍고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면서 “같이 연기를 많이 하면서 친해지고 싶었는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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