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럽 피팅전쟁] ‘칼’ 갈고 나왔다… 프로골퍼들의 이유 있는 ‘V샷’

입력 2014-03-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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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미즈노·전인지-핑·배희경-캘러웨이 등 톱프로-골프 브랜드 얽힌 ‘피팅 전술’

지난해 여름,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4연승 도전에 제동을 건 선수가 있다.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이다.

그의 승리는 의외였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박희영은 자신도 깜짝 놀랄 경기력을 선보이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박희영은 파워풀한 스윙의 대명사다. 주니어 시절부터 둘째가라면 서운할 만큼 빅 드라이버샷을 자랑했다. 그러나 박희영은 LPGA투어 진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기인 롱게임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즈노 MP59 아이언(프로 전용)을 사용하던 박희영은 불안정한 구질 탓에 중요한 순간마다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이에 클럽 스폰서인 미즈노 피팅팀은 박희영과 상의 끝에 모험적인 결단을 내렸다. MP59 아이언을 대신해 JPX825 포지드라는 아마추어 모델로 교체한 것이다.

박재홍 미즈노 피팅팀 과장은 “JPX825 포지드는 평균적인 아마추어 골퍼가 쳤을 때 높은 탄도의 안정적 구질을 만들 수 있지만 프로가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모델이다. 그러나 매 대회 강행군을 이어가던 박희영에게 프로 사양은 의미가 없었다. 거기에 투어AD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장착, 샷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냈다”며 피팅 성공담을 공개했다.

피팅 전술의 승리였다. 이처럼 골프 브랜드의 피팅팀은 상식을 벗어난 피팅 전술로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전인지(20·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초반 지나치게 높은 탄도로 인해 고전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던 전인지는 정규 투어 데뷔와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롯데마트 여자오픈 17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1위 등 원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전인지의 클럽 스폰서인 핑골프는 전인지의 탄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대대적인 아이언 개조 작업에 들어갔다. 탄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 샤프트(투어AD BB)를 팁 쪽(헤드 부분)이 강한 D1으로 교체했고, 헤드의 로프트 각도도 2도씩 세웠다. 그렇게 완성된 전인지의 아이언은 곧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5월 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위에 이어 6월에는 기아차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안았다.

피팅 전략은 무명선수를 스타플레이어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KLPGA투어 KDB대우증권 클래식에서는 우승한 배희경(22·호반건설)이 주인공이다.

강태호 한국캘러웨이골프 선수 피팅 담당자는 “배희경은 연이은 대회 출전으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윙 리듬이 흐트러져 있었다”며 “10g 가벼운 샤프트로 교체하니 리듬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28·미국)가 있다면 PGA투어에는 ‘오렌지보이’ 리키 파울러(26·미국)가 있다.

지난 2012년 코브라-푸마골프와 계약한 리키 파울러는 2009년 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리키 파울러는 새로운 클럽 스폰서인 코브라-푸마골프를 만나면서 펄펄 날았다. 계약 첫 해에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우승, 톱프로골퍼 반열에 올라섰다.

코브라-푸마골프는 오렌지컬러를 좋아하는 리키 파울러를 위해 감성 피팅 전략을 펼쳤다. 오렌지색 상의와 오렌지색 바지, 그리고 오렌지색 모자를 쓰게 했고, 클럽도 전부 오렌지색으로 제작했다. 이후 리키 파울러는 PGA투어의 패셔니스타로 거듭났다.

그밖에도 골프 브랜드 피팅팀의 성공적인 피팅 전략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혼마골프는 모든 선수의 클럽을 일본 야마가타현의 사카다공장에서 피팅하고, 볼빅은 독자적인 볼피팅 시스템을 도입해 이일희(26), 최운정(24)을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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