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투 풍랑 경제 발목잡나]‘공기업 개혁’ 앞세운 정부…노조 공동 임단협 ‘폭풍전야’

입력 2014-03-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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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식 정상화 대책에 반발 200여곳 동참…5월 집단행동 태세

꽃피는 3월이지만 노동계에는 따스한 봄기운 대신 싸늘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공기관 노조가 정부의 경영정상화에 맞서 춘투(春鬪)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비단 공공기관만이 아니다.

임금 협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역시 언제든 춘투 대열에 동참할 기세다. 3월 노동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고, 온 사방 안전한 곳이 없는 지뢰밭과도 같다.

노동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정부와의 갈등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단순 임금협상 등을 내세우며 투쟁을 예고하던 노동계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사상 첫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강제 진입 등 박근혜 정부의 강경 대응이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공공노조는 낙하산 인사 대책 없는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상화 대책에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개별노조의 임금단체협상을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총파업까지 결의했다.

하지만 정부도 노조와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21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에 따르면 6개 연맹 대표자들은 지난 10일 회의를 갖고 304개 공공기관 노조들의 동시 임단협 돌입에 합의했다. 이는 각 공기업 단위노조가 공대위 지침에 따라 동일한 일정과 전략으로 ‘임금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대위 관계자는 “304개 공공기관 노조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임금인상률뿐만 아니라 임단협 교섭 방침이나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공대위에 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정부에 동시 임단협을 위한 직접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공대위는 22일 서울광장에서 ‘공공기관 가짜개혁 거부, 진짜개혁 실현을 위한 공공기관 노동자결의대회(가칭)’를 열고 공동 임단협 돌입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당초 공동투쟁을 결의했던 5개 연맹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공공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등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코스콤, 전국버스공제조합, 전국택시공제조합 등 8만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노조)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이들 연맹은 임단협 공동 협상지침에 따라 단위노조의 임단협을 지휘하고 파업 일정도 같이할 방침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동시 임단협은 5∼6월 공공부문 총파업을 위해 304개 노조의 투쟁 일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총파업 쟁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200여개 공공기관의 노조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오는 4월 말까지 임단협 교섭 내용을 취합한 후 5월 집단행동 나설 태세다. 이로 인해 노·사·정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통상임금 소급분 청구를 허용하지 않고 재직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임금단체협상이 진행되는 6·7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한 상황이다.

반면 정부는 “임단협은 노사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공기업 노조와 직접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동시 임단협이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국을 뒤흔든 철도파업도 언제든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며 “올 봄이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 청소 및 경비노동자도 지난 3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고용불안과 저임금이 파업의 요인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연세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청소·경비·주차 노동자들이 지난 12일부터 전면 돌입하기로 한 파업을 잠정 보류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3일 서경지부 소속 14개 사업장 소속 청소·경비 노동자 1400여명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하루 총 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해당 사업장은 고려대 안암병원, 경희대, 연세대, 연세재단빌딩,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 인덕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이다.

서경지부는 “이번 주 중 다른 대학들과의 집중 교섭에 나서는 한편 교섭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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