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애니메이션] “애들이 보는 거지” 편견…1년 2~3편 개봉도 힘들어

입력 2014-03-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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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침체 원인 살펴보니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 한국 영화계는 최근 꾸준히 1000만 영화를 배출했고, 한해 영화 관객 수 2억명, 한국영화 관객 수 1억명이라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애니메이션의 침체가 유독 ‘옥에 티’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 흥행으로 국내 영화계에 청신호를 제시한 ‘넛잡: 땅콩 도둑들’은 50만명의 관객도 동원하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76년 개봉한 ‘로보트 태권V’는 2007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재개봉해 단숨에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신기록을 새웠다. 누적 관객 수는 불과 70여만명. 수십 년간 ‘로보트 태권V’에 의존했던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록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는 한해 1억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다양성 면에선 아직 미약하다. 대형 배급사에 치중한 몇몇 영화만이 표를 독식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이들을 위한 전유물이란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침체는 미흡한 기반 인프라에서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 회사 대부분은 연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이다. 1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린 업체는 단 6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수년 전과 상황이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투자 위축과 제작 편수 감소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1년에 150편이 넘는 실사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짐에도 불구하고 장편 애니메이션은 2~3편 개봉하기도 힘든 상황이다”라며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이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신뢰가 없다. 작품이 잘 만들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영화 자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약진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겨울왕국’의 1000만 돌파는 국내 영화계에서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이다.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측은 “‘겨울왕국’이 미국 메이저사 디즈니에서 제작됐지만 3D 기술과 전반적인 스토리가 한국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적인 정서가 반영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도 머나 먼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2011년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2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사(史)를 새로 썼다.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의 완성도, 실감나는 애니메이션 구현이 관객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2012년 EBS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만들어진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는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로보트 태권V’의 기록을 넘었고, TV에서 장기간 문화 트렌드를 주도한 ‘뽀롱뽀롱 뽀로로’의 극장 개봉도 한국 애니메이션 부흥의 가능성을 높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라이온 킹’, ‘쿵푸팬더’, ‘슈렉’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은 사랑을 받아왔다. 자신의 색깔이 확고한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과 달리 한국 애니메이션만의 특색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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