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조원으로 '면죄부' 받나

입력 2006-04-1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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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계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나 '기부금' 바람이 불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 성행하던 '면죄부'가 돈으로 영적인 구원을 받을 목적이었다면 최근 재계에선 총수 일가의 개인 비리에 대한 죄(?)사함이 그 대가로 보인다.

19일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 결정되자 현대차 그룹은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 및 사회공언 방안을 발표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키로 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총괄본부를 축소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일자리 창출 및 협력사 지원 등의 사회공헌 계획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정몽구 회장은 며칠전 중국 출장 길에서 사회헌납 등과 관련 한 어떠한 사회공헌 계획도 "검토한 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었다.

19일 발표는 이런 강경 분위기가 갑자기 180도로 확 변한 셈이다.

정몽구 부자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나온 이번 사회공언 방안은 그래서 그런지 타이밍(?)이 절묘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주식평가익 사회헌납은 정몽구 회장 일가가 '원해서'라기 보다는 '필요해서'라는 느낌이 짖기 때문이다. 이미 8000억원을 헌납한 삼성의 예를 통해 '약발'을 확인했던 터라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그 이상의 고민을 하지 않았을법 하다.

검찰측은 '현대차의 사회헌납 방안'과는 별개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한다며 면죄부는 없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비스 주식 1조원의 사회헌납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수개월 전 8000억원의 사회환원을 통해 면죄부를 받는 삼성의 예를 현대차와 견주어 보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른 총수 일가의 비리가 들어 날 때면 제3의 삼성, 현대가 나오지 않으란 법이 없다.

다만 검찰의 수사와 무관하게,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이나 비자금조성 혐의를 안 받더라도 기업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재계에 붐을 이렀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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