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헌법'과 이건희 회장의 아쉬움

입력 2006-04-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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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헌법에 대해 아십니까"

국가마다 통치 체제에 관한 근본 원칙을 정한 기본법인 헌법이 있듯이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삼성에는 기업을 이끄는 헌법이 있다. 바로 이건희 회장이 직접 쓴 '삼성헌법'이다.

삼성에 몸을 담으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바로 삼성헌법이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쓰고 선포한 이 `헌법`엔 삼성인이면 갖춰야 할 인간미, 도덕성, 에티켓, 예의범절과 같은 행동 강령이 두루 포함돼 있다.

특히 새로 별을 단 신규 임원들은 고급관리자로서의 행동강령은 물론 그룹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심층교육을 받게 된다. 이 교육의 최대 주안점은 삼성헌법을 철저히 몸에 익히는 것이다.

불법정치자금, 편법증여를 통한 경영권 승계 등의 문제로 대외적인 평판이 실추된 상황에서 최근 이건희 회장은 '8000억원 사회환원' 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놓고 재계에서는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 회장이 자신이 창안한 삼성헌법을 조금이라도 일찍 다시 살펴봤다면 이런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헌법을 보면 이 회장은 “인간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무엇을 해내도 소용없다. 1조원의 이익을 낸다 해도 나는 반갑지 않다. 인간미와 도덕성이 결여된 조직은 결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의 외유후 귀국길에서 "국제 경쟁이 하도 심해서 상품 1등 하는 데만 바짝 신경을 쓰다보니 삼성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라는 말을 남긴 것과는 정반대로 배치되는 말이다.

결국 자신이 만든 삼성헌법의 강령을 스스로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을 시인한 셈이다.

이 회장은 삼성헌법을 제정하면서 ‘도덕성 회복’을 무엇보다 당부했다. “도덕은 인간의 기본적 양심이다. 라면 한 봉지를 팔아도 소비자들이‘잘 먹어 주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이다. 중장비나 아파트는 사가는 사람에게는 재산 1호다. 이런 제품을 만들면서 도덕심 없이 어떻게 기업을 하느냐.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서 좋은 물건이 나올리도 없겠지만 설령 물건이 나오더라도 반가울 게 하나도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직원들에게는 삼성헌법을 통해 인간미와 도덕성을 강조했던 이 회장은 정작 스스로는 삼성헌법의 강령을 간과한 것이다.

삼성헌법의 원래 정식명칭은 삼성경영원칙이다. 크게 ‘법과 윤리의 준수, 깨끗한 조직문화, 고객·주주·종업원 존중, 환경·안전·건강 중시,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수행’ 등을 근간으로 세부적인 행동강령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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