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일본은 '제2의 고향'

입력 2006-04-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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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해외에 장기체류 중인 이건희 회장이 오는 7일 열리는 동계올림픽 마케팅을 위해 '토리노'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측에 따르면 현재 이 회장은 일본에 머물고 있으며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 토리노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기술총괄 부회장, 이기태 정보통신 총괄 사장,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이상완 LCD총괄 사장 등 삼성전자 CEO들만이 토리노에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CEO들은 현지에 개설될 예정인 삼성홍보관인 ‘올림픽 랑데부@삼성’(OR@S)을 중심으로 삼성의 첨단 기술력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일본은 이건희 회장에게 있어서 제2의 고향과도 같다. 일본과의 인연은 이 회장이 유소년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은 어릴 때 어머니 품을 떠나 고향인 경남 의령의 할머니 댁에서 3살까지 자랐다. 이후 아버지 고 이병철 삼성창업주의 강력한 뜻에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2년 후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중학교 1학년까지 총 3년 간을 일본에서 보냈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인 사춘기 때 그의 형과 일본에서 자취생활을 한 것이다.

귀국해 사대부중에 편입했을 때 서툰 한국발음과 무의식적으로 익혀진 일본식 태도로 인해 주위로부터 적지 않은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옮겨다닌 것까지 합하면 그는 초등학교를 여섯 번이나 옮겨다녀야 했고, 한국과 일본을 오고 가는 바람에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웠다. 태어나면서부터 떨어져 사는 게 버릇이 되어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고, 친구도 사귀기 어려웠고 그러니까 혼자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생각을 아주 깊이 하게 됐다. 깊은 사고와 경청으로 대표되는 이 회장의 독특한 경영스타일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일본과의 인연은 여기서 끊나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에는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학에서 공부했다.

이 회장은 오래된 일본과의 체류에서 한국보다 앞선 기술력을 체험하게됐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이 회장은 삼성과 인연을 맺으면서 가장 먼저 일본인을 찾았다.

중앙일보 이사 시절부터 우수한 일본인을 데려오기 위해 일본으로 직접 가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고 집으로 불러 식사대접을 하기까지 했다. 1960년대 말 이 회장이 처음으로 영입한 해외인력은 일본인 마쓰우라 히데오 고문으로 일본전자업계 통(通)이다.

이 회장은 당시 그에게 사장의 2, 3배가 넘는 월급을 줬을 뿐만 아니라 통역을 붙이고 아파트를 제공하고 가정부도 쓰게 하고 자료수집 비용가지 따로 제공하는 칙사대접을 했다. 요즘 S급에 버금가는 대우였다.

신경영의 단초가 되었던 '후쿠다 보고서'도 이건희 회장이 일본인 후쿠다 시게오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분 디자인 고문을 포함한 전문가들과 새벽 5시가 넘는 마라톤 면담을 통해서 나왔다. 특히 후쿠다 고문은 일본 전자업체의 선진 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 이 회장이 지난 1988년 직접 스카우트한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이런 일본과의 인연으로 그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역시 일본 게이오 대에서 석사학위를 받도록 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 회장이 현재 일본에 머무는 이유도 바로 이런 오래된 인연과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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