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바르게 배워 실천하는 삶이 아름답다 -김창남 경희대 교수ㆍ정치학

입력 2014-02-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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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폭설이 몰아쳐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감지된다. 새 학기를 앞둔 학교 캠퍼스는 지금 학생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이제 곧 배움의 대열이 학문의 전당에 불을 밝힐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무언가 끊임없이 배우는 동물이다. 갓난아기 때는 본능적 지각 능력에 의존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배운다, 나이가 들어가면 이성에 의해 왕성한 지적활동을 하게 된다. 본능에 의존하건 이성을 사용하건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배움의 경로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경험이다. 인간은 스스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또한 선인들이 경험으로 획득한 지적 유산을 배워 계승함으로써 짧은 시일 안에 풍부한 지적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킨다.

배움의 길은 모방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배움이 단순한 모방에 그칠 리는 없지만 모방은 중요한 배움의 기본 방법이다. 언어를 익히면서, 과학과 수학을 학습하면서 인간은 얼마나 많은 모방을 하는가. 선인들의 행동과 자세를 본받으려는 것도 모방이다. 학자들이 선행 연구를 모델로 삼는 것도 모방이다.

인간이 이전에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배운다는 것은 곧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독서도 책의 저자로부터 배우는 행위이다.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배워서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 인간으로부터 잘 배우지 못하면 참다운 인간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개인이나 사회나 배움의 욕구가 강하면 발전의 가능성도 크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것도 배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열정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문화의 형성과 국가의 융성발전 모두 배움이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그러기에 공자는 “내가 하루 종일 식사도 하지 않고 밤새 잠도 자지 않고 생각하여 보았으나 무익하고 배움과 같지 못하더라”라고까지 하였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배우고 익히더라도 그의 지식과 지혜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역사에 이름을 새긴 위대한 학자들도 늘 지식의 빈곤을 고백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제대로 안다는 것의 어려움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지식을 자랑할 수 없고 참 지식 앞에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배움이 단순히 지식의 축적으로 끝난다면 올바른 배움이라고 할 수 없다. 배움은 그 자체로서도 가치있는 일이지만 이치를 깨달아 실천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때 이치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사색이다. 사색에 의해 연단되지 못한 지식은 깊이가 없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오묘한 진리를 파악할 수 없고,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하였다. 사색은 인간 내면의 로고스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배움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실천이란 배운 바를 현실 속에 구현하는 것이다. 실천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인간의 행복을 위해 인간 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회과학의 경우 실천은 더욱 중요하다.

배움과 실천의 길, 그것은 즐거움의 길인 동시에 고난이 따르는 길이다. 그리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지속되는 과정이다. 배움이 있었기에 우리 인간은 삶을 개척하고 기름지게 할 수 있었다. 이제 새 학기를 앞두고 배움의 항로에서 출항의 고동을 울리는 미래 세대들은 성취의 환희를 갈구하면서 닥쳐 올 험로를 돌파할 의지와 결단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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