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별 동별 리모델링 추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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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강남 전통부자들의 거주지역’이란 상징이 돼 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현지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는 여전하지만 최근 리모델링사업요건 완화에 따른 개별 동별 리모델링 사례가 하나 둘씩 발생하고 있다.

5일 현지에 따르면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를 놓고 전체 입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한 채 일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현대라는 대단지내 섬’과 같은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거듭되는 정부와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강화와 허가권을 쥔 강남구청의 반대 입장에도 지난해 초 60층 재건축 추진설이 돌면서 이 아파트 시세는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입주민들이 재건축을 둘러싼 각각의 견해차는 대단지에 일괄적인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불투명하게 하게 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일괄적인 재건축이 불가능 해진다면 평형과 호수에 대한 조합 우선권 배정과 고층화는 어려워지고 현재 일부 동의 벽면에 타 건설사의 브랜드가 아로 새겨지는 사례들이 나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지의 시너지가 발휘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강남 부촌의 한축이던 12층 청담동 한양아파트가 35층으로 탈바꿈하는 초고층 재건축 확정과 다르게 압구정 현대는 흘러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 각 동 개별 리모델링 추진(?) = 거듭되는 정부의 규제와 입주민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로 재건축이 답보상태에 놓이게 되자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 구 현대 5차 71동과 72동 입주민 리모델링 추진조합으로부터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물산측은 “리모델링 관련 건축심의를 준비하는 중이고 상반기 건축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71동과 72동 주민들은 외부 리모델링도 삼성물산에게 의뢰해 이 두개 동은 건물 외벽엔 향후 현대아파트가 아닌 '래미안'마크가 붙게 된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현대에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해당 2개동 주민 들을 상대로 투어 제공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은 현대건설이 지난 1978년 독신 사원 숙소로 지어 활용해 오다 2002년에 매각해 활용하던 압구정 현대아파트 65동(455세대 10.5평형)을 각각 8개 세대를 1개세대로 통합하는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85평형 56세대를 완공 후 2004년 2월 입주를 마감했다.

대림산업은 "럭셔리한 압구정 주민들의 컨셉에 중점을 둬 이 회사가 'e-편한세상'외에 고급 주택 브랜드로 사용중인 '아크로 빌'이란 브랜드로 외벽을 새겼다"고 말했다.

전체 입주민들의 80%이상의 동의를 얻고 장기의 공사기간 동안 외부 거주의 불편이 따르게 되는 재건축이 불투명해진다면 추후 타 시공사들의 리모델링은 일부 평형수가 적거나 5~10층미만의 저층 동과 리모델링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개별동에선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에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압구정 현대아파트 동별 조합을 상대로 건설사 개별 마케팅 사례가 요새도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은 시공사는 현대건설과 이 회사가 지난 1976년 주택사업 강화를 위해 설립 후 1999년 고 정세영 명예회장 일가가 분가하기 전까지 하나의 계열로 묶여있던 현대산업개발.

또한, 현대건설 계열로 워크아웃 상태에 놓인 현대건설이 자금난 타개를 위해 내놓아 지난 2004년 현재의 두산산업개발에 합병된 고려산업개발까지 3개사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구현대와 신현대 등으로 나눠지며 지난 1976년을 필두로 1979년까지 지금과 거의 근접한 형태로 입주를 완료한 총 34만8000여평, 51개동 3900여 세대를 넘어서는 대규모 단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총 14차까지 있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지난 70년대 중반 현대건설이 1, 2차 약 20%를 지었고 이후엔 주택사업을 위한 계열사였던 현대산업개발이 60~70%를 고려산업개발은 10%내외의 단지를 시공했다고 한다.

일부동 개별 리모델링에 대해 현대건설측은 “개별 동 조합이 리모델링을 위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바꾸는 것은 조합만이 몫”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측은 “압구정 현대가 브랜드가 되고 입지가 되는 강남권 최대의 단지라는 점은 분명하기에 상황을 봐서 리모델링의 경우에도 사업성이 있다면 뛰어 든다는 방침"이며 ”개별 동보다는 1개 단지 전체를 단일 혹은 컨소시엄 시공사가 리모델링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물론 주택보증 관련 제도가 활성화 돼 있지만 강남 주민들이 시공사를 선정할 때 최우선시 하는 항목이 재무구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워크아웃에 있는 건설사나 메이저가 아닌 건설사들은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시 가치가 높아진다면 원 시공사를 고집하려 하지 않는 게 입주민 현실”이라며 “정부 규제완화 등으로 일부 리모델링을 제외한 다른 물량이 재건축이나 단지내 리모델링이 확정되면 먼저 일부 진행된 리모델링 분은 오히려 왕따 현상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의견차 각양각색인 입주민들 = 압구정 현대 아파트 주민들에겐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 재건축 추진, 리모델링 추진, 아니면 자신 거주 주택의 개별적인 리모델링 후 거주 등 크게 세가지로 대변되고 있다.

재건축을 찬성한다는 L모씨는 “정권이 바뀌거나 집권 말기에는 재건축 규제를 풀어 줄 가능성이 있다”며 “재건축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이웃 주민들에게 철저히 그 장점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대에 4년전에 이사한 입주민 K모씨는 “이사를 하면서 살기 좋게 개인적으로 수리를 하고 들어갔다”며 “굳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없이도 우수한 압구정 생활권을 만끽하며 충분히 현 상태로도 살만하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찬성한다는 입주민 Y모씨는 "개인적으로는 리모델링을 찬성하고 있으며 리모델링을 하게 될 경우 층고 높이는 것에는 제한적이라 큰 폭의 집값 상승이나 보다 좋은 한강조망엔 악재가 있을 수 있겠으나 재건축을 하는 오랜 기간 동안 무리하게 다른 곳으로 거주해 불편하게 생활할 생각은 없으며 3~4평 정도만 늘면 만족"이라고 말했다.

Y모씨가 사는 48평형은 그가 구입했던 당시 98년에는 4억8000만원 하던 것이 현재는 17억원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분분한 의견에 대해 문제는 너무나 대단지이고 알짜 부자들이라서 일괄적인 입주민들의 니즈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쌍용건설측은 “정부는 규제 완화로 리모델링도 면적 자체가 넓어지고 재건축 같은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안받고 있어 강남의 소규모 단지는 리모델링으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압구정 현대는 워낙 대단지임에 따라 일부동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강남 리모델링 성공사례와 비교 = 1개동 짜리 방배동 삼호아파트를 삼성물산이 리모델링한 ‘방배 삼성에버뉴’나 쌍용건설이 2007년 주민 입주를 목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는 궁전아파트 3개동과는 지금 다양한 평수 대단지안 압구정 현대에서 추진되는 리모델링과는 차이가 극명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규모가 적고 단일 평형이기 때문에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까지도 가능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쌍용건설측은 “궁전 아파트 리모델링의 경우 골조만 남기고 지하주차장까지 신설하고 배선, 평형 확대 등 그야말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방배 삼성 에버뉴의 경우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으로 14동 53평형이 64평형으로 확대되고 2002년 5억3000만원 하던 시세가 현재는 11억원 수준에 달해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례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 향후 전망 = 업계는 압구정 현대 같은 대단지내 1~2개동 형식의 개별 리모델링은 일부 삶의 질은 개선되겠으나 현실적으로 시세상승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내다봤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학군, 현대 백화점 등으로 이어지는 압구정 생활권외에 지난해 재건축설과 맞물린 시세 상승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주춤해 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여전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 등으로 지은지 30여년이 되는 압구정 현대가 어떤 방식으로 시공되고 개발될지 여부는 여전히 당분간 안개속을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특히 재건축이나 일괄 리모델링이 된다면 오히려 그 단지내 개별 리모델링은 악재로 적용될 수 있으며 단지 전체가 뒤죽박죽 섞이게 되면 대단지라는 메리트도 그만큼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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