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기자의 '맛 이야기'] 전주 '맛' 탐방기②

입력 2014-02-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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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기자의 맛 이야기

그 날도 어김없이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하지만 여느 날과 달리 새벽공기는 상쾌했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다 바로 '전주 당일치기 먹부림 여행'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당일치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출발 시간을 새벽으로 정했다.

아침도 굶고 달려온 새벽길. 당연히 이번 여행의 첫 일정은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아침식사로는 따뜻한 국밥을 메뉴로 정했다.

전주에서 국밥하면 뭐니뭐니해도 '콩나물 국밥'이다. 전주의 콩나물 국밥집은 만화 '식객'에 나와 유명세를 탄 삼백집을 비롯 왱이집, 현대옥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들 중에서 한 곳을 고르기란 참 어려웠다. 결국 선택된 곳은 '현대옥'.

일단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현대옥 본점은 남부시장에 안에 자리잡고 있어 식사 후 남부시장과 남부시장 내에 있는 청년몰을 구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현대옥 본점이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다.

남부시장은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활기찼다.

방금 밭에서 수확해 온 듯한 '파릇파릇' 신선한 채소들과 푸짐하게 쌓여있는 과일들, 선명한 비늘이 살아있는 생선들.

또 한 껏 목청 높여 손님을 부르고 인사를 건네는 시골 장터의 모습에서 서울 출근길 아침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이 전해졌다.

시장 구경도 잠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현대옥'을 찾아 나섰다. 시장 안 골목길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지나가던 사람에게 길까지 묻고 나서야 찾은 현대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주방이 완전히 개방된 '오픈키친' 형식에 좌석도 카운터 좌석만으로 이뤄져 있었다. 콩나물 국밥에 오징어를 추가해 주문을 하고 근처 가게로 조미김을 사러 갔다.

인터넷 사전 조사를 한 결과 현대옥 콩나물 국밥을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조미김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나와 있었기 때문.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콩나물 국밥과 탱글탱글한 수란이 함께 나왔다.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가락 '후루룩' 마시자 몸에 훈기가 돌았다.

현대옥 콩나물 국밥은 주문과 동시에 마늘과 청량고추를 바로 앞에서 다져 넣어준다. 때문에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살아있다. 추가 주문한 오징어의 씹히는 맛도 '쫄깃쫄깃' 색달랐다.

수란에 뜨거운 국물을 넣어 먹으니 달걀의 고소함이 입맛을 당긴다. 준비해 간 조미김을 국밥에 얹어 먹었다. 이 역시 별미다.

국밥을 먹고 나오니 커피가 한잔 마시고 싶어진다. 커피를 마시러가자는 이야기가 나오자 한 기자 국밥집앞 식혜집을 가리키며 커피 대신 식혜를 한 잔 하자고 의견을 냈다.

직접 식혜를 만든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에 얼른 식혜를 주문했다. 세상에 식혜 한 컵에 단 돈 1000원 밖에 안한단다. 달달한 식혜로 입가심을 하자 천국이 따로 없다.

이제 후식까지 먹었으니 다음 목적지인 청년몰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다.

▲전주 청년몰

아뿔사. 너무 이른 시간이었던 탓에 청년몰의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맛집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이런 불상사가 발생했다. 결국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전주한옥마을. 평일이었던 탓에 전주 한옥마을은 비교적 한산했다. 길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어 걷기에는 편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너무도 반듯하게 정리된 돌길이 인공적으로 느껴졌기 때문. 또 상업적인 냄새를 노골적으로 풍기는 가게들도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오목대에 올라가 내려다본 전주 한옥마을의 풍경은 그런 아쉬움을 다소 달래주었다. 마치 검은 파도가 너울대듯 이어져 있는 기와지붕들은 네모반듯한 콘크리트 건물들과 달리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오목대를 내려와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구경하러 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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